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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133

가을산 등반, 북한산을 오르다. 산을 오르는 일이 인생의 과정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할 무렵이었다. 산행 초창기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숨은 가팠고 다리는 후들거렸다. 하지만 이번만, 이번만, 정말 마지막으로 이번만 넘기면 정상에 이를 수 있으거야 라는 심정으로 학수.. 2010. 10. 12.
달콤한 인생 "그건 집착이야" 충정로의 어느 골목길을 걸으며 그는 말했다. 나는 그의 대답을 듣고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대신 천천히 걸음으로써 그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런 나의 의도를 그는 눈치 채지 못했는지 혼자 앞서 걸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와 다섯 발걸음 정도 되는 거리를 두며 .. 2010. 10. 8.
별을 노래한다. "언니, 그럴리가 없을거야? 그치?" 그녀는 평소와 달리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그건 음성만으로도 알 수 있다. 애써 말끝을 치켜올리며 별 일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건 반어법으로 쓰일 때 사용하는 대화법이다. 나는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어준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다. "돌파리 의사일거야. 아님 .. 2010. 10. 5.
이적 <빨래>-기억을 빨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앞으로 많이 바쁘실 것 같으세요?" 라는 그의 질문에 나는 머뭇거린다. 이화여대 부근의 부에노 커피가게 안의 커피향은 깊고 고독하다. 나는 아메리카노 잔을 오른손 검지로 만지작 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읖조린다. "네. 그럴 것 같아요." 그의 표정에서 그늘.. 2010. 10. 3.
영화같은 날들. 그런 날이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날 따라 버스가 유난히 정류장으로 오지 않는다. 그럴 땐, 멍하니 시선을 아래로 둔다. 텅빈 시선이 머문 곳에 차들은 시원스럽게 달린다. 그럴 땐 나도 달리고 싶어진다. 4차선위에서 달려오는 차들 사이로 무작정 걸어가고 싶어진다. 그런 날에 하늘은 차갑.. 2010. 9. 29.
임상수, <처녀들의 저녁식사> Baby by now 올봄, 임상수 감독의 &lt;하녀&gt; 티저 예고편을 보고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영화는 단연, &lt;처녀들의 저녁식사&gt;였다. 개인적으로 임상수 감독의 영화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lt;처녀들의 저녁식사&gt;이다. &lt;그때 그 사람들&gt;, &lt;바람난 가족&gt;, &lt;눈물&gt; 도 나름 매력있지만 &lt;.. 2010. 9. 27.
천재소년 잭 콘돈의 불멸의 데뷔곡 'Postcards from Italy'입니다. 바쁜 일상.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책 한권 제대로 읽을 여유가 없다. 그런 생활에 접어든지 일 년이 되었다. 그 사이 나의 생활패턴에도 거대한 변화가 생겼다. 한 직장에서 일만 하던 생활패턴에서 세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의 생활패턴으로 변해져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주 깜박하는 일이 많아졌.. 2010. 9. 19.
슬픈 것들에는 눈물이 난다. 슬픈 것들에는 눈물이 난다. 창을 열어두었다. 밤새 슬픈 영혼들이 창을 통해 나의 방으로 들어왔다. 슬픈 영혼들이 나의 발목을 비틀었고, 나의 어깨를 두들겼다. 눈을 떴다. 창을 닫고 이불을 덮었다. 방안에 들어온 슬픈 영혼들이 창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방안을 하염없이 맴돌았다. 나의 눈을 짖밟.. 2010. 9. 8.
서해 월미도에서 조를 줍는다 기분 좋은 봄날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순간이 될 것 같은 봄날이었다. 존재하기 위해서 숨쉬는 공기마저 향기롭다고 느껴질 정도로 행복한 봄날이었다. 여행가지 않을래? 나는 주말을 이용하여 어디론가 떠나자고 제안했다. 기왕이면 바다가 보이는 곳이 좋겠다고 했다. 나의 제안에 그는 흔쾌.. 2010. 9. 4.
떠나는 자는 말이 없고 남는 자는 눈물만 담근다. 떠나는 자는 말이 없고, 남는 자는 눈물만 담근다. 이별은 교통사고와 같은 일, 준비하고 기다린다고 해서 찾아올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어느 날 문득 이별은 찾아오는 일이다. 그리고 사고의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다. 나는 너와 이별을 아주 가끔 생각했었다. 아주 행복했으므로. 정말 이렇게 아.. 2010. 8. 15.
어둠속에서 너를 기억하며 지금 내가 사는 이 곳은 현실이 아니라, 환상이 아닐까? 나는 환상을 살면서 현실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든 것과 동떨어져 현실도 환상도 아닌 곳에서 나를 돌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살았다. 저녁, 노곤해진 몸으로 잠들기전, 다음 날 눈을 못 뜬다하여도 후회하지 않을 .. 2010. 8. 9.
아름다움은 보여야 아름다운가? 언제부터 아름다움이 눈으로 보여야지 아름답다고 인정했던가? 이제 우리는 바로 눈앞에서 아름다움이 보여야지 아름답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인가?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에 대해서 말하고 마음을 지켜가는 사람들을 보기 드문 요즘이다. 한 때, 사랑을 나누었던 사람들끼리도 아름다움을 향한 시선이.. 2010. 8. 2.
광주에서 서울로 가는 길- 나는 광주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광주 사람을 통해 광주를 알게 되었다. 광주를 향한 나의 두 번째 방문. 광주로 내려가는 길의 하늘은 먹구름으로 자욱했다. 휴가철이라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3시간 30분 가량의 시간을 초과하여 5시간 걸린 방문... 광주의 밀집된 아파트 단지. 그 사이로 번화가.. 2010.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