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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천재소년 잭 콘돈의 불멸의 데뷔곡 'Postcards from Italy'입니다.

by 아프로뒷태 2010. 9. 19.

 

바쁜 일상.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책 한권 제대로 읽을 여유가 없다. 그런 생활에 접어든지 일 년이 되었다. 그 사이 나의 생활패턴에도 거대한 변화가 생겼다. 한 직장에서 일만 하던 생활패턴에서 세 가지 일을 하는 사람의 생활패턴으로 변해져가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주 깜박하는 일이 많아졌고 메모를 해야 했다. 나는 일상을 메모에 의지하며 보낸다. 그럼에도 메모로 충분하게 해결되지 못할 때가 있다. 벌써라니. 아직 그정도는 아닌데 말이다. 늙어도 기억만은 간직하고 싶었다. 지금껏 살면서 나라는 존재를 떠올릴 때, 가장 두려운 것은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잊어버릴 때이기 때문이다.

 

 

 

기다림.

 

                  혹시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늦은 끼니를 챙겨먹거나 책을 읽거나 머리를 감거나 양치질을 할 때 또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 순간에도 생각했다. 혹시... 그러나 혹시란 없다. 모든 것은 나의 기억이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 나는 환상속에서 그것이 마치 현실인 것처럼 느끼고 살았던 것이다. 문득 이런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일 정도. 딱 그 정도다.  

 

 

 

어느 글쓴이의 죽음.

 

                  요즘은 누구나 작가가 되는 시대이다. 서점가에 나가보면 너도 나도 글을 써서 책을 내 놓는다.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 딱 그 정도가 좋겠다. 얼굴만 아는 사이. 딱, 그 정도다. 이 년의 세월이 지난 사이, 약간의 성형수술을 했고, 출판사와 계약해서 애견 전문 책을 쓴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작가가 된 것에 대해 방방곡곡 알리고 있다. 그것을 알게 된 순간, 고골의 '빼째부르그 이야기'를 다시 읽거나 까뮈의 전집을 다시 읽거나 오정희소설을 다시 읽는 나는 조금 무안해진다.

                  서점가에서 베스트셀러 작품으로 추천되는 작품들과 작가를 양성하는 신춘문예는 무슨 상관성이 있을까? 자본과 예술 그 사이의 깊은 골이라고 해두면 되려나? 백년전 작가가 쓴 책을 손에 들고 있는 나는 글을 쓰려고 책상에 앉았다 이 소식을 알고 결국 일어선다. 홍상수는 상업영화에 예술영화가 밀려나면서 더이상 영화를 해먹질 못하겠다고 배우의 입을 통해 간접 발언하던데...그러면서 이 한마디 던지던데...결국 "책이나 읽어야 합니다." 라고. 글쎄, 책을 읽는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니다. 왜냐하면 책을 쓰는 작가들도 이제 상업과 예술에서 진정성을 찾는 일이 드물어졌으니 말이다. 그러니깐 말이다. 지금은 어느 글쓴이의 죽음의 시대다.

 

 

 

소설쓰기

 

    

                  합평이 끝나고 모두의 반응이 좋았다. 길을 가다가도 어, 이번 소설 좀 썼다고 하던데요. 그 소리다. 괜히 으쓱해지면서도 뭔가 모를 듯했다. 무엇이 달라졌다는 걸까? <옥희의 영화>에서 이선균은 자신의 영화가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게 될 거라는 소문을 듣고 기분이 묘하게 좋아진다. 그렇다면 나도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그렇다면 그 수업의 학점은 따논 당상이었다. 반응이 좋았으니, 결과도 좋은 것 아닌가. 소설 합평이 끝나고 그렇게 보냈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연로하신 교수님은 나의 소설에 학점을 꼴지로 주었다. 나는 개의치 않고 글쓰기에 매진했다. 점수 그 따위 것에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기존의 틀에 계보를 이어가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 그 소설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는다. 또한 글쓰기도 힘들어졌다. 여행이 필요한 시점이고 기존의 언어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언어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언제나 삶을 치열하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치열하게 살았다. 그런데 요즘 뼈가 아프다. 맥 빠진다.

 

 

 

소통.

 

 

                    결국 소통의 문제인가?

 

 

 

 

 천재소년 잭 콘돈의 불멸의 데뷔곡 'Postcards from Italy'입니다. 그럼 다들 즐거운 추석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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