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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슬픈 것들에는 눈물이 난다.

by 아프로뒷태 2010. 9. 8.

 

 

슬픈 것들에는 눈물이 난다.

 

 

창을 열어두었다.

밤새 슬픈 영혼들이 창을 통해 나의 방으로 들어왔다.

슬픈 영혼들이 나의 발목을 비틀었고, 나의 어깨를 두들겼다.

눈을 떴다.

 

창을 닫고 이불을 덮었다.

방안에 들어온 슬픈 영혼들이 창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방안을 하염없이 맴돌았다.

나의 눈을 짖밟았고, 나의 이마를 두들겼다.

눈을 떴다.

 

창문을 열었다.

쨍그랑,

창밖의 마주한 빌라의 3층에서 그릇깨지는 소리가 난다.

쿵쾅,

묵직한 것이 바닥을 치는 소리가 난다.

우쾅쾅쾅,

공중으로 퍼지는 날카로운 소리들.

 

커튼을 살짝 재껴 창밖으로 눈을 돌린다.

골목길에서 출근하는 사람들이 아우성인 빌라앞에 서서 3층을 올려다보고 있다.

3층의 창에서 비탄의 소리가 울린다.

쨍그랑, 쿵쾅, 우쾅쾅꽝 그리고 남자의 소리.

 

사람들은 3층의 창을 우두커니 올려보다 각자의 길로 사라진다.

소리는 하나의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간밤에 나의 방으로 침입한 슬픈 영혼들을 창밖으로 날려보낸다.

 

여자는 어디로 갔을까?

누가 여자의 울음을 삼켜먹었을까?

어둑한 3층의 창을 마주하며 미로속에 갇힌 나를 떠올린다.

 

그래,

나는 슬픈 것들에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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