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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영화같은 날들.

by 아프로뒷태 2010. 9. 29.

 

 

                    그런 날이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날 따라 버스가 유난히 정류장으로 오지 않는다. 그럴 땐, 멍하니 시선을 아래로 둔다. 텅빈 시선이 머문 곳에 차들은 시원스럽게 달린다. 그럴 땐 나도 달리고 싶어진다. 4차선위에서 달려오는 차들 사이로 무작정 걸어가고 싶어진다. 그런 날에 하늘은 차갑고 땅은 뜨겁다. 텅빈 심장도 차갑고 부패한 머리는 뜨겁다.

 

                    그런 날이 있다.  하염없이 걷고 또 걷다가 문득 떠오로는 기억이 잔인한 그런 날들이 있다. 그것은 잊어야 하는, 다신 생각해선 안 되는, 금지된 영상을 재생한 듯, 차마 보기 힘든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날들이다. 

 

                    그런 날이 있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 비디오 가게에 들러 공포물를 빌린다. 구두를 벗고 데크에 비디오를 넣어 재생한다. 씻을 기운 조차 없이 무기력해지면 발가벗고 방바닥에 누운 채, 천장을 올려본다. 어둠속에서 브라운관의 빛이 반짝거릴 때, 나는 어두워진다. 나는 점점 사라진다. 더 이상  빛이 나지 않는 한 줌의 재가 된다.

 

 

 

                           그런 날이 있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 날은 누구에게나 있다.

                      단지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누구에게나 기억하면 잔인해지는 하루가 있다.

 

 

 

                         

                         그런데 말이다.

                         언제까지 가야 하는 걸까?

                         언제까지 가야 이 긴 기억들이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과연 기억들이 아무렇지 않게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날들이 있기는 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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