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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향기

박세현, 『정선아리랑』

by 아프로뒷태 2011. 10. 29.

하늘 아래의 生

-팬지꽃

 

아파트 공사가 한창입니다

먼지가 풀썩풀썩 납니다

하나, 둘, 여섯, 아홉, 열두울, 열여섯.....

포크레인에 밀치는 돌덩이처럼 나는

트럭에, 널빤지에, 시멘트 포대에

밀립니다 15층 높이를 오르내리는

인부들 어깨 사이로 태양도 혼자

밀립니다 아파트 공사장 한쪽 귀퉁이

널빤지 밑에

전설처럼 팬지꽃 하나

밀리는 태양처럼 팬지꽃 하나

나를 쳐다보며

오규원,『사랑의 감옥』102중에서

되돌아나가는 길

들어오기는 했는데

되돌아나가는 출구를 못 찾겠다.

벽에다 몸을 들이미니

벽이 문이요

문이 벽이더라

 

 

박세현, 『정선 아리랑』103 자서.

 

 

 

 

저자 : 박세현
  

  • 최근작 : <본의 아니게>,<설렘>,<사경을 헤매다> … 총 6종 
  • 소개 : 1953년 강원 강릉에서 태어났다. 관동대와 한양대 대학원에서 한국문학을 공부했고, 1983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사경을 헤매다』『치악산』『정선아리랑』『길찾기』『오늘 문득 나를 바꾸고 싶다』『꿈꾸지 않는 자의 행복』이 있고, 산문집『설렘』과 연구서『김유정의 소설 세계』를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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