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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나는 너에게 빛보다는 어둠이고 싶다

by 아프로뒷태 2010. 12. 31.

 

 

어둠이 삼킨 것은

너의 입이냐.

너의 두려움이냐.

너의 호기심이냐.

너의 자존심이냐.

너의 꿈이냐.

 

어둠이 삼킨 것은

무엇이냐.

 

어둠이 빛을 삼킨 새벽녁,

고양이 울음 소리에 놀란다.

발정기도 아닌 밤중에

구슬프게 우는 소리에 

불을 켜고 앉아 바느질을 한다.

 

어둠이 삼켜 너덜너덜 해진 밤을 기운다.

 

밤의 옷을 입고 창밖으로 뛰어내린다.

하늘엔 아직도 네가 울다 남긴 눈물자국이 흥건하다.

 

 

세상의 모든 것은 어둠에서 비롯됐다.

빛 역시 어둠에서 출현했다.

그러므로 빛은 희소성이 강한 성질을 지녔다. 

사람들은 어둠속의 빛을 찬양하기 시작했다.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대상을 빛과 어둠으로 대체했다.

그러나 빛이 있다하여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어둠의 미학은 빛이 없을 때 더 가치가 돋보이는 법이다.

 

나는 너에게 빛보다는 어둠이고 싶다.

어둠속에서 나를 발견해주기를

나는 너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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