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포스팅

”서울대 교수, 女대학원생을 ‘개인 女비서’로”…인권 침해 실태

by 아프로뒷태 2012. 10. 11.

”서울대 교수, 女대학원생을 ‘개인 女비서’로”…인권 침해 실태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ㆍ서울대 인권센터, 대학원생 인권침해 실태 공개

 

서울대 대학원생 10명 중 1명은 ‘개인비서’처럼 교수의 사적인 일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2명이 교수로부터 성적인 비하 발언을 듣는 등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10일 ‘서울대의 인권, 어디에 있나’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학원생 인권침해 실태를 공개했다. 교수가 대학원생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권센터의 설문조사에 응한 서울대 대학원생 1352명 중 11.1%는 비서처럼 교수의 개인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 대학원생들은 “출장 간 교수의 빈집에 가서 개밥을 줬다” “교수가 이사할 때 이삿짐을 나르고, 교수 아들 생일파티 때 풍선을 불고, 교수 아내 비행기표도 예매해줬다” 등의 사례를 공개했다.

 

대학원생들에 대한 성희롱과 폭언, 욕설 등도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로부터 성적인 비하 발언을 들은 대학원생은 19.8%, 술자리 등에서 분위기 고조를 강요당했다는 대학원생은 19.2%나 됐다.

한 여성 대학원생은 “교수로부터 여자는 나이 들수록 가치가 떨어지니 일찍 결혼해야 한다, 여자는 머리가 안 좋아서 공부 많이 해도 훌륭한 사람이 못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윗사람이 여성 대학원생을 끌어안으며 가슴을 만지는 일이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성차별과 성희롱 등의 피해는 여성 대학원생이 남성 대학원생보다 더 많이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수가 주도하는 프로젝트 등 여러 업무를 처리하느라 자신의 공부나 연구를 제대로 못하고도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수를 받지 못했다는 응답도 27.8%에 달했다. 한 대학원생은 “실험실에 하루 12시간은 있었는데 처음엔 장학금만 받고 월급이 없었다. 박사 과정 진학하고 생활비를 구할 길이 없어 얘기하자 월 40만원씩 받게 됐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다른 대학원생은 “프로젝트 비용과 장학금 등 학생 명의로 나오는 인건비가 1000만원 이상 되는데 일부만 학생에게 지급하는 교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수가 논문을 대필시키거나 대학원생의 논문을 가로챘다는 응답도 8.7%였다. 이런 사례는 단과대별로 공대 19건, 자연대 15건, 사회대 13건 순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학원생은 “중요한 학회지 논문은 교수가 직접 쓰지만 연구실적 채우기용 논문은 조교들에게 주제와 분량 등을 정해주고 대필시키기도 한다”고 밝혔다.

학생의 학위 논문을 교수 자신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연구 업적으로 가져가려고 공동저자를 제의하거나, 학생이 논문으로 쓰고 싶어한 내용을 교수가 특허로 내겠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