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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HBO 방송 드라마 ㅡ뉴스룸에 빠지다.ㅡ

by 아프로뒷태 2012. 8. 22.

 

 

멋진 미국 드라마를 만났다.

난 항상 떠들어댔다.

오락 영화에도 정치와 시대정신이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고 ....

그러니 내가 쓰는 글이나 내가 만드는 영화만큼은 시대를 외면하지는 말자고.

 

아론 소킨이라는 영화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을 쓰는 작가가 있다.

여기서 잠깐, 미국은 한국과 달리, 작가의 영역이 폭넓다.

한국에서는 밥그릇을 하나만 차야한다는 주의가 강하다.

한 우물만 파라는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으로써 나는 대학시절때부터 그 생각이 달랐다.

내가 본 시나리오, 희곡, 소설의 작가들은 장르를 불문하고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의 형식에 맞추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냈다. 그러한 도전은 어린 나에게 신선한 자극이었고 도전이었으며 미래를 흥미롭게 열어갈 수 있는 에너지였다. 그러나 그때 지도 강사가 나에게 말했다. 그런 일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 혹 그러고 싶다면 외국으로 떠나라. 미국으로.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안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이 장르 저 장르 봇따리 장사처럼 왔다갔다 하는 건, '상도'가 아니라는 말이겠지? 그래서 당시 내가 생각한 점은 닥치고 조용히 기본기나 충실히 쌓자였다. 조용히,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가면 된다. 언젠가 돌아보면 가고자 하는 길에 이르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나? 지금 돌아보니, 꽤 나이를 먹은 것 같은데...

 

본론으로 말해, 최근 모감독에게 신선한 미국드라마를 추천받았다. 윤종빈 감독이 그걸 추천해주었다고 하길래, 나는 뭔가 싶었다. 참고로 나는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는다. 드라마를 볼 시간에 영화를 보는 편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고, 미국드라마는 작가들이 어떻게 쓰는가 궁금하여 시청해보았다.

 

도전 첫날, 내가 선택한 드라마는 <뉴스룸> 아론 소킨이 쓴 미드(미국드라마)였다. 아론 소킨은 영화 <머니볼>,<쇼셜 네트워크>,<찰리 윌슨의 전쟁> 의 작가였다. 그는 드라마도 끊임없이 써왔다. 나는 아론 소킨의 영화들은 줄곧 봐왔지만 드라마엔 문외한 이었다.  

 

 

 

영화를 보니 아론 소킨의 머릿속에 잠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 든다. 그가 어떤 사상을 지닌 사람인지는 알 것 같다.

그래서 더 흥미로웠고 끌렸다.

 

한국사회의 정치, 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나의 사적 관심은 아웃사이더적 기질이 다소 있긴하지만 단순한 상류사회에 대한 비아냥거림만은 아니다. 그것은 도전이고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며 정신이다. 그렇기에 나의 글에서 시사는 빠질 수 없다. 그런 나의 마음에 찰떡처럼 달라붙은 드라마가 바로 아론 소킨의 <뉴스룸>이다.

 

이 드라마는 현재 방영중인데, 상당히 매력적이다. 러닝타임의 삼분의 이는 작가가 사회에 대해 전반적으로 말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등장인물을 통해 드러난다. 그러다 삼분의 일, 즉 마지막에는 등장인물간의 소소한 갈등이 해결되는 방식으로 빠르게 전개된다. 처음엔 그러한 전개방식이 인위적인 극으로 느껴지지 않아 다소 불편했지만 오히려 이것이야 말로 시청자에게 소극효과를 줄 수 있는 극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브레히트가 말하는 바처럼 극을 보는 관객이 제4의 벽을 꿰차고 사건과 사회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극. 이런 방식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작가는 노련했다.

 

 

 

등장인물의 매력 또한 놓칠 수 없다. 윌과 같은 남자,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에도 있다면 팬심을 발휘할 마음도 있는데. 물론 손석희씨가 유사한 인물이긴 한데, 백만장자는 아니지 않는가? ^^

극중에서 등장인물의 각각 개인사나 고민은 지루하게 물고 늘어지거나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다만 조금씩 시청자가 알아갈수 있도록 방향을 유도해준다. 그점이 미드의 특징인 것 같다. 나라의 정서 문제일 수도 있는데, 미국드라마는 작가가 개인에 대해 객관적 시선이 강한 반면, 한국드라마는 작가가 개인에 대해 주관적 시선이 강한 편 같다.

 

 

 

 

나를 HBO방송국 싸이트까지 찾아가게 할 정도로, 매력을 발산하다니...

 

 

 

 

 

 

왜 한국엔 이런 드라마가 나올 수 없을까?

왜 한국드라마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단 환상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걸까?

하긴 얼마전에 SBS드라마 <추적자>에서 정치, 경제, 사회의 전반적인 어두운 면을 들추어내는 극을 보여주었기 하였다만...

좀더 시사적인 드라마가 필요한것만은 사실이다. 드라마를 낭만적으로, 또는 환상적으로 그려낼 필요는 없지 않는가?

물론 쉽지 않는 게...

<뉴스룸> 제작사의 전작을 살펴보니...과히 놀랄만한 이력이 있었다. 이건 뭐, 내공의 힘이지 않는가!

 

 

 

 

 

 

 

그나저나 <뉴스룸>을 보면서 생각난 것은 MBC 파업 당시, 암암리에 퇴출당한 뉴스 앵커들이었다.

그들은 어디로 갔을까?

그들을 지켜주는 사람들은 이젠 없는걸까? <뉴스룸>에서는 아주 멋진 편집자가 사장을 설득하고 싸워주던데...

뉴스가 무엇인지. 어떤 뉴스를 국민들에게 보도해야 하는지를 콕 지적해주는 뉴스를 나는 기다린다.

MBC, KBS, SBS, YTN..... 보다 드라마 <뉴스룸>이 더 좋아지면 안 된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한국의 언론에게 희망을 걸어본다.

 

 

 

 

 

 

 

 

<네이버 영화> 자료에서 사진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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