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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우리는 너무 행복할 때, 불행의 쓰나미가 밀려온다.

by 아프로뒷태 2012. 8. 8.

 

   기다렸다.

   사심없고 즐겁게 써내려가는 순간을

   오래전부터 꿈꾸어왔다.

   마음 편안하게 써내려 간다는 것은 잘 된 일이다.

 

   하지만 사심 없이 달려간 그 끝에는 처절한 변절이 있었다.

   나에게 미약한 것은,

   사람을 제대로 보는 눈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는 능력도.

   내가 바라보는 사람은 선하다고 생각했다. 믿었고 따랐다. 함께 웃었고 배려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아, 참, 창작을 한다는 것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결과물이 생길 무렵의 마지막에는 모두 사라졌다.

   나에게 한 줌의 배려도 남겨주지 않은 채...

   그들은 나를 멍청한 년으로 불렀다.

  

   그것도 모르고 나는 모든 것을 함께 누리려 했다.

   그 행복에 빠져서 지냈다.

 

   행복하게 해준다고 했다.

   함께 웃을 수 있다고 했다.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최종의 목적지에서 그들은 누군가를 벼랑으로 내미는 일을 선택했다.

   당장의 사심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

   그것은 삶의 어처구니 없는 변주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란 미리 짐작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삶은 살아봐야 아는 것이고 어디가 최종의 목적지인지 모른채 눈을 감는 거겠지.

 

   모처럼 사심없이 달려가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옛 생각이 밀려왔다.

  

   고민이 된다.

   아직도 피해망상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까?

   아니면 이건 미신처럼 어떤 징조인 걸까?

   정신이 행복해지면, 마지막에는 행복보단 불행이 왔다.

   그 불행이 무서워서 즐거운 일을 멈춰야할지, 아니면 관여하지 않고 계속 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

 

   두려웠다.

   어둑한 방에서 선풍기 바람을 씌며 한 사람, 한 사람, 얼굴을 떠올렸다.

   그래, 그땐 모두들 잘 해보자고 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잘해봤다.

   그러나 그 노고는 함께 누리지 못했다.

   나는 저 멀리 심연 깊은 곳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눈물이 났다. 많은 얼굴들이 떠올랐고 그들의 살가움이 떠올랐다.

   때론 서럽기도 했고 때론 그럴 수 있다고 덤덤하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눈물이 났다.

 

   그 눈물을 잠시나마 거두어준 그림 한 장에 뜨거운 여름밤과 이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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