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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향기

아주 오랫만에 영화를 만들고 싶다.

by 아프로뒷태 2011. 9. 27.

 

 

올해 영화관에 들어가 영화를 본 적이 다섯 손가락에도 들지 않는다.

유일하게 딱 한번 있었는데, J 감독과 함께 영화관에 가서 본 영화가 다였다.

 

 

한국영화제작사에서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할 때에는 요리를 하거나 밥을 먹다가도 영화를 재생해두었다. 그만큼 영화에 미쳐 있었고 영화는 일상이었다. 배우들의 대사만 들어도 어떤 씬인지 그림으로 상상했고, 어떤 영화를 기획하면 좋을 지 생각해보는 일도 꽤 즐거웠다.

 

그러나 생각보다 난 꽤 심약한 사람이었다. 일이 힘들어서가 아니라, 사람 때문에 영화를 접었다. 그리고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시작하면서 영화를 멀리 했다. 학부시절로 돌아간 뒤, 문자만 주구장창 읽어댔고 썼다. 영화를 다시 멀리했던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는 상처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았다.

두번째는 영상보다 문자와 더 친해지기 위해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대학원을 다니면서 예술영화 수입사에서 일을 했다. 그 일을 하면서 그나마 한국영화제작사에서 받은 상처를 예술영화를 보면서 위로했다. 아차, 또 있었다. 한국영화제작사에서 일을 하면서 함께 일을 했던 J감독이 한국영화 신인감독상을 모두 휩쓸었다. 그 점은 나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다. 쓰디쓴 고통뒤에 핀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여운을 주는 일이었다.

 

올해 영화를 보지 않았던 이유 중 또 하나가 있었다.

건강이 좋지 못했다. 얼마전 큰 수술을 했다. 이제 매일 치료를 해야 한다. 그리고 평생 주의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 좋아하던 커피를 마실 수 없게 되었다. 또 가끔씩 술을 마시는 일도 못하게 되었다.

 

이런 저런 일로 피로가 극해있는 상태였다.

병원에 갔다가 일을 갔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도 모르게 울어버렸다. 억울할 일도 아니고 억울해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터트리지 않으면 나는 영영 곪아버릴 것 같았다. 이대로 가면 나는 죽도 밥도 아니게 될 것 같았다.

 

난 괜찮아. 괜찮아.

라고 말을 했지만 괜찮지 않았다.

J감독이 만나고 싶었다. 

어차피 내가 선택한 삶이고 결과인데, 

왜 자꾸 사람으로 인해 여전히 나는 괴로워하는가.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뺏기지 않기위해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쯤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서울의 삶이, 이 한국의 삶이, 이 세계의 삶이, 소름끼쳤다.

 

희생.

배려.

 

그것은 이제 먼 옛날 이야기가 된 것일까?

진정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사람들을 보기 드물어 진 것일까?

 

그 와중에 송일곤 감독의 <오늘 그대만> 영화가 가슴에 벨을 울린다.

송일곤 감독, 조곤조곤 영화를 만들고 있었다. 끝까지 살아남고, 저 멀리 나아가고 있었다. 애초에 송일곤 감독은 싹이 큰 나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머지 않아 더 손바닥보다 큰 잎을 피울 나무가 될 것이다.

 

 

 

 

 

 

 

 

 

 

 

 

 

 

 

일시: 2011 9 20일 오전 11

장소: CGV 압구정 1

사회자: 박미선(이하 사회표기)

참석자: 송일곤 감독(이하 감독표기), 소지섭, 한효주 

 

제작보고회가 있었다. 그들의 대화에서 영화에 대한 정보가 일부 전달되리라 믿는다.

 

사회: 각자 맡은 역할은 어떤 인물인지?

: 모든 것을 바꿔도 아깝지 않을 만큼의 남자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는 역할을 맡았다.

사회: 실제로 한효주는 모든 걸 다 줄 것 같은 헌신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소지섭의 역할은?

: 전직 복서이고, 어두운 과거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다가 정화라는 인물을 만나고, 그 여자를 위해 목숨 바쳐 사랑하는 역할을 맡았다.

사회: 목숨 바쳐 사랑한다는 말이 굉장히 와 닿는다.

극중의 철민과 정화의 캐릭터 설정이 특이한데, 어떤 의도가 담겨 있나?

감독: 도시에서 살아가는 청춘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친한 장현성이라는 배우가 조그만 주차박스에서 한 남자가 주차 관리원을 하고 한 여자가 드라마를 보기 위해 매일매일 주차박스를 찾는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그 이야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그 아이템이 좋았던 게 도시를 그리는데 주차박스라는 공간이었다. 많은 사람이 얽히고 섥히며 살아가는데 주차박스에서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시작된다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었다.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시티 라이트>라는 찰리 채플린의 영화인데 찰리 채플린이 눈이 안 보이는 여자를 사랑하는 이야기다. 이 시대, 2011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주차박스에서 만나서 진심이 담긴 사랑을 하는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구상을 했던 게 남자는 과거에 어두운 일을 했던 친구고, 여자는 과거의 어떤 사건 때문에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가 도시에서 전화 상담원 일을 한다. 여자는 많은 사람들의 전화를 받고 말을 들으면서 사람을 많이 겪고 있지만 외롭고, 남자는 과거 복서였지만 생수를 배달하고 밤에는 주차관리를 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 같지만 굉장히 외로운 사람이다. 그런 그 둘이 드라마를 보려고 좁은 한 평짜리 공간에서 만나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복서와 전화교환원이라는 설정을 하게 되었다.

사회: 도시에 참 외로운 사람이 많은데, 주차박스가 사랑이 이뤄지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상상 못해봤다.

소지섭은 복서역할을 맡았다. 잠깐 봤는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았다. 운동하는 모습도 흐뭇하고 감사했는데, 본인은 힘들었을 것 같다.

: 영화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한 달 정도 연습했다. 실제로 권투 경기 장면이 있어 스파링을 직접 뛰어봐야 한다고 해서 때리고, 맞고 했는데, 막상 영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손목 인대를 다쳐서 촬영할 때 고생을 했다. 지금은 괜찮다.

사회: 다행이다.

한효주는 시각장애인 역할이 어렵지 않았나? 가장 힘들었던 점은?

: 일단, 느껴지는 감정이 너무 답답했다. 그리고 보이는데 안 보이는 척 연기를 해야 했다. 눈을 감고 연기를 하면 그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을 텐데 눈을 뜨고 바로 앞에, 옆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안 보이는 척 연기를 해야 하는 것 자체가 처음에는 어렵고 낯설고, 어색하기도 하고, 받아들여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런데 실제로 느끼는 것과 연기하는 것은 굉장히 달랐다. 그래서 조금 애를 먹긴 했는데 끝나고 나니 굉장히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사회: 두 사람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 좋았다고 생각한다.

: 좋았다고 생각한다.

사회: 두 사람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과연 소주커플이 철민과 정화를 어떻게 소화했는지 궁금해할 것 같아 영상을 준비했다. 이른바 소주커플 비하인드 영상이다. 말 그대로 촬영현장에서 소지섭, 한효주의 모습과 송일곤 감독도 등장한다.

 

 

사회: 짧은 영상이었지만 흐뭇해지는 장면도 많았고 두 배우들이 생각보다 귀엽다. 아까 우유 사러 바로 나갔다 올게, 하는 장면은 애드립이었나?

: 초코우유씬 자체가 애드립이었다. 영화에서는 아마 영화에서는 편집될 것 같다.

사회: 이 자리에서만 볼 수 있는 굉장히 귀한 장면이 될 것 같다. 실제로 두 사람이 알콩달콩 사이가 좋아 보이는데, 현장 분위기가 100점 만점에 몇 점이었나?

감독: 소지섭, 한효주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 넘는 것 같다. 멜로영화여서 배우 의존도가 다른 어떤 영화보다 높다. 두 사람이 나오지 않는 씬은 단 한 씬도 없다. 모든 씬에 등장하는데, 사실 모두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이 영화는 멜로 영화이기 때문에 (배우들끼리) 호흡이 깨지기 시작하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소지섭, 한효주가 없었다면 영화를 시작하는 것도 불가능했고, 끝나는 것도 어려웠을 것이다. 소지섭의 경우 굉장히 완벽주의자고 영화를 위해 헌신했다. 손목을 다쳤지만 한 번도 그런 티를 내지 않았다. 영화에 액션씬이 많은데 그에 비해 대역이 한 명도 없었다. 모든 촬영은 본인이 다 하고 촬영 전에 완벽하게 준비를 했다. 한효주의 경우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역할을 했다. 캐릭터 자체가 시각장애인이어서 시선을 소지섭과 맞춰서 하는 게 어려운데 모든 집중력을 다 발휘했다. 또한 두 사람 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역할이다. 그 부분이 심정적으로 쉽지 않은데 한번도 힘든 티를 내지 않았다.

사회: 개인적으로 두 사람이 웃는 모습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비주얼적으로도 카메라를 통해 두 사람을 보는 것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

한효주에게는 소지섭이 오빠이자 선배인데, 현장에서 잘 챙겨줬나?

: 너무 잘해줬다. 처음에 선배님이라고 불렀는데 극 중에서 아저씨라고 나와서 촬영하는 동안은 아저씨라고 불렀다. 지금은 섞어서 부른다.

: 오빠 소리를 한 번도 못 들었다.

사회: 애교가 없는 가보다.

: 애교 많다.

사회: 화면에서 잠깐 애교가 없다는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애교가 없는데 조금 무리한 요구를 했나보다.

: 친한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애교가 조금 있다. 남들이 잘 모를 수 있는데, 영화 촬영하는 동안 그래도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감독님만 모르더라.

사회: 이렇게 애교 많고 착한 후배라면 더 챙겨주고 싶지 않나?

: 챙겨주고 싶은데 성격이 그렇지 못하다. 노력은 했는데 아마 못 느꼈을 것 같다.

사회: 어떤 노력을 했나?

: 특별히 노력을 한 게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사회: 호흡을 같이 맞춰주는 것 만으로도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다.

두 사람을 소주커플이라 부른다고 했는데, 소주가 처음엔 안 그러다가 많이 마시면 머리가 아픈 것처럼 사랑이 언제나 달콤한 것만은 아니다. 아픈 사랑이 있기도 하다. 철민과 정화도 가슴 아픈 이별을 겪는다. 지금 공개될 예고편은 어제 온라인에 처음 공개된 영상으로 두 배우의 애절한 눈물 연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회: 두 사람이 어떻게 됐을지 굉장히 궁금해지는 예고였다. 눈물연기가 화제가 될만하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거듭 얘기했는데 두 사람을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감독: 소지섭의 경우 목숨 걸고 한 여자를 지켜줄 것 같은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효주는 목숨 걸고 지켜주고 싶은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 이미지만 보고 캐스팅 한 건가?

감독: 그런 건 아니다. 사실 소지섭의 경우 너무나 잘 알겠지만 너무나 중요한 나이다.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고, 너무나 많은 감독들이 원하는 배우다. 스탭이 배우를 어떻게 캐스팅했냐며 나라를 두 번 구했다고 했다. 한효주의 경우도 그 전에 다른 영화를 했지만 와이드 릴리즈 되는 영화는 처음이다. 하지만 많은 감독이나 관객들이 간절히 원하는 여배우다. 첫 번째 테스트 촬영 때 두 사람을 찍고 놀랐다. 왜 이렇게 얼굴이 좋을까, 어떻게 이렇게 얼굴이 좋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보니까 나이가 그럴 나이인 것 같다. 그 나이라는 게 소지섭이 30대 많은 역할을 하면서 캐릭터에 맞는 나이를 갖게 된 것 같다. 남자 나이가 서른 다섯이면 삶의 아픔도 겪고, 슬픔도 겪고, 기쁨도 겪고, 여유도 있는 나이다. 얼굴이 그런 모습들이 잡혀있는 점이 좋다. 한효주도 스물 넷, 다섯이라는 나이에 영화에서 많은 역할을 하기 전이다. 어떻게 보면 많은 것들을 흡수해서 관객들에게 처음 보여주는 시점이기 때문에 얼굴이 좋다.

사회: 얼굴만 좋은 게 아니라 연기도 좋다.

: 연기 얘기도 해달라.

감독: 연기는 아까도 얘기했지만, 영화를 시작하고 끝낼 수 있던 게 두 사람 덕이다. 연기라는 게 뛰어나게 뭔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두 사람은 각자의 캐릭터에 헌신하고 신실했다. 자기를 주고 자신은 별로 안 가지려고 했다. 사실 그런 배우가 흔치 않다. 진심을 담아서 자기 본연의 캐릭터 말고 영화 속 캐릭터를 위해서 많이 노력해줬던 것 같다.

사회: 좋은 배우를 만난 것도 감독의 복이고, 좋은 감독을 만난 것도 배우의 복인 것 같다.

아까 보니 멜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액션도 나오더라. 어떤 의도가 있었나?

감독: 영화가 현대로 넘어가면서 장르가 복합적으로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10, 20년 전의 잔잔하고 슬픈 멜로 보다는 감성적인 멜로와 볼거리와 시청각이 풍부하고 즐거운 게 좋다. 그래서 액션신도 많이 담았다.

사회: 한효주는 멜로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정통 멜로연기를 해본 소감은?

: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쭉 멜로 영화만 하고 싶을 만큼 정말 예쁘게 찍어주셨다. 멜로 여주인공처럼. 이래서 여배우들이 멜로영화를 하고 싶어하는 구나, 싶을 만큼 예쁘게 찍혀서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영화가 오직 그대만사랑 하는 이야기인데, 영화 속에서라도 한 남자를 절실하게 사랑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사회: 누구나 그런 사랑을 꿈꾸지만 태어나서 그런 사랑을 못 하고 죽는 사람들도 많다. 영화 속에서라도 그런 사랑을 해봤다는 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지섭도 멜로 연기는 오랜만인데 어땠나?

: 너무나 좋았지만 감정을 잡고 있기가 너무 힘들기도 했다. 다음에는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다.

사회: 로맨틱 코미디도 잘 어울릴 것 같다.

: 아무래도 슬픈 멜로이다보니 촬영 내내 많이 힘들었다.

사회: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었나 보다. 예고편에 사용된 음악도 잘 맞아 떨어진다. 얼마 전까지 [나는 가수다]에서 비주얼을 담당했던 김범수씨의 노래 끝사랑이라는 곡이 사용됐는데, 애절한 목소리와 분위기가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기자 간담회 

 

Q. 소지섭이 다친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멋있게 나온 것 같다. 소지섭의 얼굴이 비현실적으로 생겨서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건지, 일부러 멋있게 보이려고 한 건지 궁금하다.

진한 멜로를 찍었는데 올 가을 사랑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지 궁금하다. 만약 사랑하게 된다면 오직 그대만을 위해 뭘 해주고 싶은지?

감독: (소지섭은) 뭘 입혀도 맵시가 난다. 인터넷에 소지섭 거치차림으로 기사도 봤다. 어떤 분이 <오직 그대만>판타지 멜로라고 하더라. 그냥 멜로인데 두 배우의 비주얼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최대한 소지섭을 캐릭터에 맞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사회: 타고난 게 그런 걸 어떻게 하겠나. 배우들은 올 가을에 사랑을 하고 싶다면 오직 그대만을 위해 어떤 걸 해주고 싶은가?

: 사랑은 언제든 하고 싶다. 오직 그대만을 위해서는 뭐든지 할 것 같다.

: 늘 사랑이 하고 싶다. 오직 그대만을 위해서는 딱히 뭔가 한 가지를 한다기 보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다해 주고 싶을 것 같다.

 

Q. 멜로영화를 찍고 슬픈 감정 때문에 힘들었다고 했는데,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모든 배우들이 영화를 찍고 역할의 감정을 벗어나지 못해 힘들어 하기도 한다. 두 배우는 어떤 식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캐릭터를 보냈나? 찍고 나서의 심경을 듣고 싶다.

: 찍고 나서는 감정이 남아 있어서 힘들었는데 다른 작품을 찍고 있어서 찍는 와중에 철민이라는 캐릭터가 벗겨진 것 같다. 아마 쉬고 있었으면 지금까지도 힘들어서 고생을 했을 것 같다.

: 쉬고 있어서 아직까지 고생하고 있는 것 같다.(웃음) 사실 영화를 찍는 내내 말은 안 했지만 감정적으로 많이 힘든 부분이 있었다. 멜로도 그냥 멜로가 아닌 진한 멜로이고 시력을 잃어 가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끝나고 나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다니면서 훌훌 털어내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준비를 했는데 그래도 감정이 남아있는 것 같다. 예고편을 보니 울컥했다.

Q. 소지섭은 액션 연기, 멜로 연기 둘 다 잘 어울렸는데 본인은 어떤 연기가 더 편하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또 많은 여성들이 소지섭의 실제 사랑에 대해서도 궁금해한다. 예고편에 사용된 음악이 끝사랑인데 소지섭의 끝사랑이 언제였는지 궁금하다. 이상형이 어떤지, 언제쯤 결혼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 연기는 멜로, 액션 둘 중 힘들다, 안 힘들다는 없는 것 같고 아직까지는 연기자체가 다 힘든 것 같다. 이상형은 매번 변한다. 지금은 일을 이해해주고 같이 함께할 수 있는 게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좋아하는 것도 같고 싫어하는 것도 같았으면 좋겠다.

사회: 함께 일하는 여자도 괜찮다?

: 상관 없을 것 같다.

 

Q. 한효주는 시각장애인 역을 맡았다. 최근 개봉작 중 <블라인드>라는 영화에서 김하늘이 시작장애인 연기를 한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서 관객들이 비교 아닌 비교를 하게 될 텐데 부담스럽지는 않나? 그리고 시각장애인 연기를 위해 특별히 공부를 하거나 체험한 게 있는지?

: <블라인드>를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다. 비교될까봐 부담되지는 않는다. <오직 그대만>은 시각장애인이라는 핸디캡보다 멜로라는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더 많이 두었기 때문에 장르가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연기를 하기 위해서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은 다했다. 영화도 많이 보고, 다큐멘터리 영상도 많이 보고,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이나 멘토를 만나 생활하기도 했다. 맹인학교에 가서 점자와 케인 쓰는 법이나 걷는 방법 등 많은 것들을 공부했다. 사실 연기하는데 많이 도움은 됐지만 처음에는 느끼는 것과 연기하는 게 다르다 보니 막막했다. 지금 이 자리를 빌어 도움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김가빈씨, 가빈언니에게 고맙고, 앞으로도 (시각장애인들에 대해)많은 관심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Q. 촬영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 촬영하면서 어떤 장면이 가장 힘들었나?

감독: 셋 다 너무 진지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별로 없었다.

사회: 그렇다면 가장 힘든 장면은 어떤 장면이었나?

: 힘든 장면을 딱히 뽑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액션씬은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편했다. 몸을 계속 움직이고 있으니까.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멜로 감성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사회: 눈물연기할 때는 어떤 생각을 했나? 굉장히 절규하는 느낌이 오히려 힘들었을 것 같다. 남자배우들은 몸을 쓰는 것보다 그런 감정연기가 더 어렵다고 들었다.

: 몸을 같이 쓰면서 울었다.

사회: 영화를 꼭 보아야 할 것 같다. 몸을 쓰면서 울었다니 두 배로 힘들었을 것 같다.

 

사회: 끝으로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봤으면 하는지?

감독: 일단 장철민 하정화라는 캐릭터에 소지섭, 한효주가 열연을 했다. 모두 생각이 같을 것이다. 진심을 담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캐릭터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길 바란다.

: <오직 그대만>은 사랑 이야기다. 멜로영화이기에 벅찬 사랑을 받으면서 촬영했다. 그런만큼 보답을 하고 싶은데, 많은 이들이 보고 마음 깊이 , 저런 게 사랑이었지. 맞아 맞아.’하고 생각하며 따뜻하게 극장을 나갔으면 좋겠다. 많이 사랑해달라.

: <오직 그대만>은 클래식하지만, 슬프지만,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랑에 관해 따뜻한 이야기가 듣고 싶은 이들이 극장에서 많이 보았으면 좋겠다.

사회: 고맙게도 날씨가 쌀쌀해졌는데, 이런 가을 날씨에는 멜로영화를 봐야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 잊지 말고 많이 사랑해달라. 빨리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10월 개봉으로 알고 있는데 많은 관심 가져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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