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시리다.
시린 이를 다물고
캄캄한 방안에서 전등으로 아픔의 노래를 켠다.
모두가 뒤통수를 치고 등을 돌린 밤,
훌쩍이며 시린 이를 뽑으려는데,
노랫방울이 스멀스멀 발등으로 기어와 춤을 춘다.
잠을 자는 일도 싫고, 밥을 먹는 일도 싫고, 사람을 만나는 일도 싫다.
일을 하는 것도 싫고, 글을 쓰는 것도 싫다.
급기야,
숨을 쉬는 일마저 싫어지면서
가슴에 난 몽울을 만지작거리면서 삶의 마감이 다 되어간다고 중얼거린다.
방바닥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다,
하린, 하종기 선배가 보내주신 시집을 뒤적인다.
우체통에 꽂힌 노란 봉투에서 모처럼 사람냄새를 맡았다.
밥도 먹기 싫고, 숨도 쉬기 싫은 벙어리에게,
오직 시집을 읽는 일만이
그나마 이 지루한 인생을 견디게 해준다.
선배님,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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