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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첫 눈

by 아프로뒷태 2010. 11. 29.

홀로 첫 눈을 맞이한다는 것은.

 

홀로 첫 눈을 맞이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비워내는 일입니다.

 

그 여자는 첫 눈이 내리는 거리에서

자신을 비워냅니다.

 

그 여자는 성격이 소심합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합니다.

언어를 삼키고 눈물을 보이는 울보입니다.

 

그런 여자가 짐이 됐을 겁니다.

아마 그 사람도 힘들었을 겁니다.

 

홀로 첫 눈을 맞이하면서

누군가를 비워냅니다.

 

그 여자는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바보같은 여자가 많이 우스웠나 봅니다.

 

그 여자는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홀로 첫 눈을 맞이하면서

그 여자는 누군가를 비워냅니다.

 

그 여자는 성격이 소심합니다.

그래서 웃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여자는 열심히 웃습니다.

 

홀로 첫 눈을 맞이하면서

그 여자는 누군가를 비워냅니다.

 

그 여자는 혼자 걷습니다.

그 여자는 혼자 커피 가게 들어가 글을 씁니다.

그 여자는 혼자 밥을 먹습니다.

 

문득 혼자 밥을 먹을 땐,

거울을 보며 밥을 먹으라는

그 사람의 말이 떠오릅니다.

기억하면 안 되는 사람이 떠오릅니다.

지난 기억이 한발씩 다가올 때마다

그 여자는 기억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도망갑니다.

 

 홀로 첫 눈을 맞이하면서

그 여자는 눈이 내리는 길을 걷습니다.

 

얼마나 이 길을 혼자 걸어야 할 지

이 바보같은 짓을 계속 해야 할 지

깜깜합니다.

 

그럼에도

그 여자는 혼자 걷습니다.

첫 눈이 내립니다.

또다시 겨울의 첫 눈을 혼자 맞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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