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첫 눈을 맞이한다는 것은.
홀로 첫 눈을 맞이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비워내는 일입니다.
그 여자는 첫 눈이 내리는 거리에서
자신을 비워냅니다.
그 여자는 성격이 소심합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못합니다.
언어를 삼키고 눈물을 보이는 울보입니다.
그런 여자가 짐이 됐을 겁니다.
아마 그 사람도 힘들었을 겁니다.
홀로 첫 눈을 맞이하면서
누군가를 비워냅니다.
그 여자는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은 바보같은 여자가 많이 우스웠나 봅니다.
그 여자는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홀로 첫 눈을 맞이하면서
그 여자는 누군가를 비워냅니다.
그 여자는 성격이 소심합니다.
그래서 웃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 여자는 열심히 웃습니다.
홀로 첫 눈을 맞이하면서
그 여자는 누군가를 비워냅니다.
그 여자는 혼자 걷습니다.
그 여자는 혼자 커피 가게 들어가 글을 씁니다.
그 여자는 혼자 밥을 먹습니다.
문득 혼자 밥을 먹을 땐,
거울을 보며 밥을 먹으라는
그 사람의 말이 떠오릅니다.
기억하면 안 되는 사람이 떠오릅니다.
지난 기억이 한발씩 다가올 때마다
그 여자는 기억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도망갑니다.
홀로 첫 눈을 맞이하면서
그 여자는 눈이 내리는 길을 걷습니다.
얼마나 이 길을 혼자 걸어야 할 지
이 바보같은 짓을 계속 해야 할 지
깜깜합니다.
그럼에도
그 여자는 혼자 걷습니다.
첫 눈이 내립니다.
또다시 겨울의 첫 눈을 혼자 맞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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