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을 보고 듣다(문장배달)

파울로 코엘료 「흐르는 강물처럼」

by 아프로뒷태 2014. 11. 8.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한 강사가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십 달러짜리 지폐를 들고 물었다.

 

"이 이십 달러짜리 지폐를 갖고 싶은 분 있습니까?"

 

여러 명의 손이 올라가는 것을 보고 강사가 말했다.

 

"드리기 전에 할 일이 좀 있습니다."

 

그는 지폐를 구겨 뭉치고는 말했다.

 

"아직도 이 돈 가지실 분?"

 

사람들이 다시 손을 들었다.

 

"이렇게 해도요?"

 

그는 구겨진 돈을 벽에 던지고, 바닥에 떨어뜨리고, 욕하고, 발로 짓밟았다. 이제 지폐는 더럽고 너덜너덜했다. 그는 같은 질문을 반복했고 사람들은 다시 손을 들었다.

 

"이 장면을 잊지 마십시오."

 

그가 말했다.

 

"내가 이 돈에 무슨 짓을 했든 그건 상관없습니다. 이것은 여전히 이십 달러짜리 지폐니까요. 우리도 살면서 이처럼 자주 구겨지고, 짓밟히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모욕을 당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 출처 :『흐르는 강물처럼』, 문학동네 2008(276-277쪽)

 

 

● 작가 : 파울로 코엘료- 1947년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태어남. 어릴 적 록밴드를 결성하고 음반회사에서 일하던 중 1986년 스페인 성지길을 순례하고 첫작품 『순례자』를 발표함. 소설 『연금술사』『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11분』 등이 있으며, 프랑스로부터 레종도뇌르 훈장을 받음.

 

● 낭독- 최정은 : 배우.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산쌋김』『메디아』『여행』, 뮤지컬 『넌센스』 등이 있음.
이승훈 : 배우. 연극 『황구도』『에쿠우스』『마로윗츠 햄릿』『이』 등이 있음.

 

● 음악- 한보리



복권 당첨자의 6개월 법칙이라는 게 있죠. 예전에 로또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불과 몇 년 만에 당첨금을 모두 탕진하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뉴스를 본 일이 있어요. 바로 그게 복권 당첨자의 6개월 법칙이죠. 어떤 사람이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이 6개월 뒤에 어떻게 사는지 조사해본 일이 있다죠. 그랬더니 당첨된 순간에는 다들 반응이 똑같았다죠. 뭐, 무진장 기뻐했겠죠. 하지만 6개월이 지나니까 걱정만 하는 사람은 여전히 걱정만 하고, 웃던 사람은 여전히 웃기만 한다는 것. 본성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본성은? 우린 원래 두 주먹 불끈 쥐고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이죠. 그렇다면 우린 갓난아기 때부터 꽤 멋진 사람들이었어요. 그러니 두 주먹 불끈 쥐고 웃으세요. 설사 복권에 당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2008. 12. 11. 문학집배원 김연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