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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향기

조이스 캐럴 오츠 <천국의 작은 새> 파괴되어가는 두 가정을 통해 미국사회를 들여다보게 한다.

by 아프로뒷태 2013. 11. 16.

 

조이스 캐럴 오츠 작가는 2013년 노벨 문학상 후보에도 오른 미국 문학의 여성 작가이다. 그녀는 어린시절 루이스 캐럴 작가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품을 읽고 매료되어 소설의 세계에 입문했다고 한다. 현재 미국 평단에서는 조이스 캐럴 오츠가 쓴 작품이 백 여편이 넘을 정도라고 한다. 다작의 결과를 낸 작가라 '그녀의 작품세계는 00하다' 라고 정의내리기에는 섣부르다고 할 정도이다. 그만큼 그녀의 창작열기는 대단하고 그녀의 작품세계를 단정짓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나역시 오츠 작가의 작품을 다 읽은 것은 아니다. 오츠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전 오츠가 쓴 작가로서 갖추어야 할 입문서였다. 그때 교보문고 서점에서 잠깐 읽었을 뿐인데 강렬한 인상을 받았고 그 책을 구입하여 탐독했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집은 읽지 못했다. 최근 다시 그녀에게 관심이 갖고 그녀가 쓴 책을 한 두권씩 읽기 시작했다. 비단 그녀가 노벨 문학상 후보라서 그런 것 만은 꼭 아니었다.

 

조이스 캐럴 오츠는 백인 여성임에도 미국사회에서 일어나는 가난, 폭력, 성폭력, 인종갈등, 마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썼다. 소설에서 묘사는 지독할 만큼 노골적이다. 냉정한 시선과 어두운 면도 선명하게 표현했다. 여성적 문체와 남성적 문체가 강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처음엔 독자를 불편하게 하지만 자꾸 읽으면 표현력에 있어서 매력이 넘치는 작가이다.

 

먼저, <천국의 작은 새> 제목은 실제로 노랫말 가사에서 따온 듯 하다. 에디 딜과 크리스타 딜은 이 노래를 간혹 언급하며 듣기도 했다. 이야기는 한 마을(스파타 시)에서 한 여자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살인자를 찾는 추리극이 아니다. 이미 도입부에서부터 살인사건과 관련된 인물은 이방인이 아니라 마을에 있다고 제시되어 있다. 이야기는 범인을 찾는데 주력하지 않는다. 무엇에 주목하느냐. 그것은 한 여자의 죽음과 관련된 살인 사건을 두고 용의자로 지목된 두 남자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그들의 자식간의 이야기에 더 집중한다. 살인자의 아이라고 지목되는 자식들의 심리변화에 더 중점을 둔다. 그러므로 이 장편소설은 범인을 찾는 과정에 치우쳐 있기보다는 살인자의 자식들이  언론과 사회, 학교에서 아버지가 살인자라고 지목되면서 겪게 되는 고통의 이야기이다. 두 가정의 아이들은 중학생이다. 한 아이는 여자와 간통을 했으며 살인을 했다고 미뤄지는 에디 딜의 딸, 여자아이(크리스타 딜)이다. 또 다른 아이는 죽은 여자의 아들이면서 그 여자를 죽인 전 남편의 아들. 남자아이( 애런 크럴러)이다.

 

이야기는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된다.

1. 크리스타 딜 1~307

2. 애런 크럴러 308~479

3. 크리스타 딜 480~마지막까지

 

이야기는 크리스타 딜의 시선에서 시작된다. 아버지 에디 딜은 간통에 살인죄로 경찰에 쫓기게 된다. 딸에게 접근 금지 명령이 떨어졌지만 에디 딜은 딸, 크르스타 딜을 찾아간다. 그리고 자신의 간통을 인정하지만 살인을 극구 부인하며 딸과 아내 루시, 아들 벤에게 믿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한다. 하지만 루시(아내)는 에디 딜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경찰에 신고한다. 남편이 딸 아이를 납치해서 모텔에 감금해 두고 있다고. 더욱이 총기를 소유하고 있다고...

 

"내 가슴에 담긴 열망, 오래 전 일이다. "너하고 같이 들어갈 수 없어, 크리스타. 하지만 약속하마. 네가 안전하게 들어가는 걸 보고 떠난다고. 그 11월 날의 저녁, 어둠이 내릴 무렵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스파타시 서남부의 강변을 달렸다. 뉴욕 주 허커머 군 남부에 있는 블랙 강변을, 머나먼 시골, 안개와 젖은 금속 냄새에 싸인 채, 강물, 비

딸들, 나이가 몇 살이건 영원한 딸들인 우리 가운데엔 담배연기와 알코올 냄새가 불쾌하기보다 아주 매력적, 유혹적으로 느껴지는 이들이 있다. 강변을 달려 나를 집으로 데려가는 길, 남자는 나의 아버지였던 에드워드 딜이었어. 주로 '에디 딜'로 불렸고 그 이름은 그 시절 스파타에서 불명예스럽게 유명했다. 경찰의 급조 총살대가 10초 사ㅣ에 18발의 총알을 그의 몸에 박아 넣은 그 날 밤까지 나의 아버지였던 '에디 딜' 아버지의 껄렁한 목소리는 언제나 장난끼를 띠었다. 그리고 딸이라면 그런 장난을 사랑한다. 사랑의 신호니깐.

 

이야기는 이렇게 크리스타가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시작되는데 이는 이 소설에서 중요한 인물제시법이다.  중심 화자가 크리스타에서 에런 크릴러로 다시 크리스타로 옮겨진다. 그런데 크리스타의 비중이 더 크다. 크리스타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동시에 타자이기도 하다. 타라자 하면 에런 크릴러를 주인공 화자로 내세웠을 때에만 그렇다. 크리스타가 화자로 제시되면서 딸이 살인자로 지명된 아버지를 원망하고 고발하기보다는 감싸는데 주력한다. 이를 통해 문학비평가들은 크리스타를 엘렉트라 콤플렉스 신화의 엑렉트라로 빗대어 해석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아버지를 원하는, 아버지를 희망하는 여성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하여튼 살인범인으로 쫓기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어머니나 오빠 벤은 믿어주지 않고 외면할 때마다 크리스타는 믿어준다.

 

반면 크리스타를 제외한 가족은 아버지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엄마는 아버지에게 접근 금지 신청까지 한 상태다. 가족이 그러는 이유는 다 아버지의 지난 과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과거에 아이스크림 가게의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난 적이 있었다. 그 여자는 아버지와의 바람이 나고 2년 뒤에 마을에서 사라졌다. 죽었다는 말이 떠돌기도 했다. 어린 크리스타는 아버지의 바람을 목격했으면서도 그것을 바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크리스타는 어머니나 오빠 벤과 달리, 아버지를 두둔했고 아버지를 사랑했으며 아버지만은 그럴 일 없다고 믿어의심치 않았다. 아버지를 향한 그러한 맹목적 믿음은 커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아버지가 또다시 간통을 저질렀다. 그러나 이번에는 간통후 살인이라는 죄명까지 뒤집어썼다. 가족 모두가 외면한 아버지, 하지만 크리스타만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크리스타를 믿고 의지하려 한다. 고등학생인 크리스타를 학교에서 차에 태우고 칩거중인 모텔로 데려와 총을 들고 부탁한다. 엄마를 불러달라고. 간통을 한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하지만 살인까지 하진 않았다. 어쩌다 우리 가정이 이렇게 됐을까. 나를 믿어다오, 딸아. 이 마을 스타파에서 매일 보도되는 나에 대한 뉴스와 나에 대한 편견과 불명예는 씻을 수 없을 만큼 지금 너무 멀리 왔다. 우리의 가정이 파괴되어 버렸다. 하지만 다시 주워 담자. 우리가 다시 가정을 지키자. 그러니 엄마를 불러달라고. 엄마에게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고 나서 오빠 벤도 설득시키자고.. 그리고 우리는 저녁 외식을 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자고.

 

하지만 아버지의 희망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끝났다. 어머니 루시는 남편을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에 포위된 아버지는 총을 들고 모텔 밖으로 나가다 경찰이 쏜 18발의 총탄을 맞고 그 자리에서 사살되었다.

 

아버지가 사살되기 전, 크리스타는 아버지가 살인자로 지목되고 감옥생활을 하는 동안 살인자의 자식으로 불리면서 여러가지 고충을 겪게 된다. 학교에서는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멸시를 당하는 등. 청소년기에 겪을 질풍노도의 시기도 모자라 크리스타는 살인자 자식이라는 수치스러운 불명예와 불완전한 가정에서 겪게 되는 파편적인 일들을 겪게 되면서 혼란속에 빠진다. 끝내 크리스타는 중압감을 감당하지 못하고 마약을 하게 된다. 문제는 마약이다. 미국의 이 소도시에서는 미성년자도 마약을 접할 수 있을 만큼 약물 범죄에 노출되어 있다. 미국은 자유와 평화의 나라같지만 결코 아이들이나 노약자를 위한 나라가 아니다. 크리스타가 마약에 취해 제 몸도 제대로 가릴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애런 크럴러가 지나가다 크리스탈을 구해준다. 애런 크럴러는 어머니를 살인한 자의 딸에게 호의를 베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에런 크럴러는 인디언계 자신의 어머니 (조이 크럴러) 델레이 크럴러의 시체를 최초로 목격한 자이다. 어머니는 발가벗긴 채 침대위에 벌러덩 누워 있었다. 그녀의 시체는 온통 피투성이었고 가랑이에는 똥과 오줌으로 범벅이 되어있었다. 창문은 환하게 열려 있었고 겨울의 찬바람이 불어와 죽은 어머니의 몸을 딱딱하게 얼어놓은 상태였다. 에런 크럴러는 어머니를 사랑했다. 사랑했기에 어머니의 끔찍한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에런은 어머니가 멋진 모습이 아니면 집을 나서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끝내주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게 조이의 의도였다. 낯선 사람에게 발가벗인 채 오줌과 똥과 피에 더럽혀진 모습으로 발견되는 것은 조이에게 슬픔을 안겨줄 것이다. 에런은 어머니에게서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이 좋았다. 그래서 어머니의 화장대에 있는 은방울꽃 향기가 나는 분가루를 어머니의 발가벗은 몸에 뿌렸다. 그것이 어머니를 위한 제의라고 생각했다.

 

어머니 조이는 가수였다. 블랙 리버 브레이크다운이라는 이름의 벤드에서 활동하는 가수였다. 어머니는 음반을 내는 것이 꿈이었다. 결혼을 하고 에렌을 낳아서도 오디션을 보러 다니곤 했다. 하지만 그 꿈은 쉽지 않았다.

 

에렌은 어머니 조이와 아버지 사이에서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적어도 부모가 별거를 하고 자신이 소년범죄에 발을 딪기 전,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행복했던 시절은 있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어머니 조이가 죽은 후, 에런 크럴러의 아버지는 살인범으로 지목되었다. 아버지는 자동차 수리공이었고 어머니와 오래전부터 별거 중이었다. 잦은 폭력과 알코중독으로 어머니 델레이는 집을 나와 창녀 재키 덜루카와 함께 동거했다. 경찰은 아버지가 어머니를 찾아와 살인을 저질렀을 거라고 판정내렸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고 일년 뒤, 크리스타의 아버지인 에디 딜이 18발의 총탄을 맞고 사망함으로써 사건은 종결된다. 그리고 에런 크럴러의 아버지는 알코중독자가 된다. 에렌은 고모와 함께 논의하여 아버지를 알코중독자 치료 센터에 보내기로 한다.

 

그리고 에런은 마약에 중독된 크리스타를  길거리에서 보게 된다.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과잉 투입한 것 같고, 강간위험의 소지가 있어서 에렌은 할 수 없이 크리스타를 데리고 자신의 고모 집으로 간다. 그리고 마약에 취해 침대에 쓰러져 있는 크리스타를 보며 성기에 혈류가 모이는 충동을 느낀다. 고모만 아니었다면 크리스타를 범하였을지도 모를 만큼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엄마를 죽인 살인자의 딸이라는 생각에 에렌은 욕망을 참는다. 그리고 약에서 깨어난 크리스타를 집으로 데려다 준다. 그들은 그 후 만남을 가지지 못한다.

 

에렌은 아버지 대신 자동차 정비소 일을 하면서 아버지와의 과거를 떠올린다. 어떻게든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항상 아버지가 그랬다고, 아버지를 믿으라고, 그러면 이 기술도 천천히 가르쳐 주겠다고... 아버지의 가게를 운영하면서 에렌은 아버지가 밤이 되면 가게 뒤에서 마약 판매 중계일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직접 그 일에 관여하게 된다. 마약과 총기, 살인이 관련된 끔찍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에렌은 다시 아버지를 기다리며 수리공 일에 집념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다시 크리스타 딜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고 20년 뒤, 크리스타는 스파타를 떠나 대학도 졸업하고 법률 상담가가 되었다. 그리고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무고할 확률이 높은 중죄수의 억울함을 풀어주려고 노력한다. 크리스타가 이러한 일을 하게 된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경찰의 총격으로 죽었다. 아버지는 총을 들고 있었지만 경찰에게 쏠 생각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무고한 아버지를 총으로 쏴 죽였다. 그것도 자신이 보는 앞에서. 크리스타는 법률 상담가로서  중죄수 클로드 스미스를 돕고 싶지만 그의 협조가 쉽지 않다. 우선 흑인인 클로드 스미스가 백인계인 크리스타를 잘 믿고 따르지 않아서였다. 크리스타는 스미스에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돕고 싶다고 말하고 싶지만 참는다. 아픈 과거를 끄집어 내며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아한다.

 

나는 자주 그의 에드워드 딜의 꿈을 꾼다.

 ....

내가 그들을 잃은 곳, 아버지와 가족을.

에런 크럴러, 내가 사랑했던.

현재 내 인생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런 이유로 뉴버그 감옥에 오는 것은 내게 중대한 사건이다. 혼자서 차를 목고 오는 것, 몇 개의 점문소를 지나 혼자 이 시설로 들어오는 것은 중대한 사건이다. 허드슨 강변을 굽어보는 뉴버그 소재 뉴요 주립 남자 교도소는 지난 긴 세월에 풍화된 석조 요새로, 에드워드 딜이 죽은 지 14년 11개월 5일 째 되는 이 흐린 11월 오후에 녹은 납 같은 색을 띠고 있다. 나는 클로드 루미스에게 아버지 일을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남자의 팔, 그의 손목을 만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투명 플라스틱 위로 손을 뻗어 그와 접촉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내 심장은 빠르게 뛴다. 나는 위험할 만큼 그 행동에 가까이 다가가 있다.

...

나는 아버지가 죽는 걸 보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스스로 자초했지만 그래도 겁에 질려 두 손으로 막으려고 한 총탄 세례 속에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죽는 걸 목격했다는 말은.

...

때론 낯선 사람의 손에서 아빠의 손을 본다. 실제로는 아빠보다 더 망가진 클로드 루미스의 손에서, 아빠의 튼튼하고 유능한 손, 넓적하고 뭉퉁한 손가락, 노동자의 손

 

어느날 크리스타와 에렌은 한 여자의 부름을 받고 다시 스파타에서 만난다. 둘은 20년전에 사랑을 느꼈다. 그것은 첫사랑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만나면서 과거에 느낀 첫사랑을 다시 느낀다.

 

첫사랑 당신 같은 사랑은 없어

...

나는 가슴이 조이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이제 스파타의 여학생이 아니었다. 프로세큐션 워치에서 일하는 젊은 직장 여성이다. 나는 대학을 졸업했고 내가 번 돈으로 혼자 살아간다. 결혼도 약혼도 하지 않았다. 내 왼손에는 반지가 없다. 내 인생에 남자들이 있었지만 누구도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에런 크럴러가 그걸 느끼기를 바랐다.

....

아빠만이 나를 사랑했다. 무조건적인 의심없는 사랑, 아빠가 나에게 잔인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빠는 나를 사랑했고 아빠의 잔인함은 아빠 사랑의 일부였다.

조이 크럴러가 우리 인생에 들어온 방식을 떠올리려고 했다. 어느날 오후 내가 학교에서 예정에 없이 일찍 귀가했을 때 조이가 우리집 부엌에 있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없는 어머니의 부엌에 들어왔다. 동화에서 거지의 오두막에 가서 놀라운 일을 만들어내는 공주처럼, 그 시절에도 나는 조이가 어머니 집의 다른 방에 그러니까 어머니의 침실 어머니가 아버지와 함께 쓰는 방에 들어갔다는 걸 알았던 것 같다.

 

 

에렌과 크리스타를 부른 사람은 에렌의 어머니 조지와 함께 살았던 동거녀 재키 덜루카였다. 재키 덜루카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죽기전 과거의 진실을 아이들에게 말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에렌의 어머니, 조이를 죽인 건 크리스타의 아버지가 아니었다고. 당시 조지는 인기가 많은 여가수였다. 다른 여자들과 달리 도도했고 남자에게 사랑이나 돈을 구걸하지 않았으며 당당했다. 그 클럽에 앤터 채바라는 마약 장사가 조이를 흠모했다. 그리고 독립심 강한 조이를 항상 옆에 두려고 했다. 재키 델루카는 그런 조이를 질투했다.  앤터 채바는 경찰서장과 친구사이였다. 그러한데에는 앤처 채바의 꾸준한 관리덕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재키 델루카는 조이가 음반회사에서 일하는 남자를 따라  뉴욕으로 떠날 것이라는 소식을 앤터채바에게 알린다. 앤처 채바는 조이에 대한 분노로 그날 그녀를 찾아가 살인극을 벌인다.  그것이 그날 밤의 진실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앤처 채바를 수사하지 않았고 크리스타의 아버지와 에렌의 아버지를 수사했다. 병원에서 죽어가는 재키 델루카에게 진실을 듣고 난 뒤, 크리스타와 에렌은 그동안 자신들이 마음에 쌓고 살아왔던 분노를 지운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흠모했던 사랑을 되찾는다. 크리스타와 에렌은 본능처럼 끓어오르는 욕정을 참지 못하고 모텔로 향한다. 에렌은 사랑을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스파타의 낭만이었다. 우리 부모님은 여기서 태어났다. 우리도 여기서 태어났다. 우리 아버지는 여기서 죽었다. 엘레이도 실제로 어디서 죽었건 여기 스파타에서 죽었다.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그건 끝나지 않았어. 어쩌면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 나는 이 남자가 우리 아버지 같은 포식자 남성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의 몸은 강력한 성적 기운으로 가득했다. 나는 그를 사랑할 떼고 그것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섹스할때마다 남자는 나를 더 소유할 것이다. 나는 갈수록 그를 더 사랑할 테고 그는 갈수록 나를 덜 사랑할 것이다. 성적 사랑에 평등은 있을 수 없다. 나는 밤에 그를 기다릴 것이다. 천장에 전조등이 비쳐들기를. 우리 어머니가 그랬듯이. 그는 크리스타 딜을 점유해야 했다. 나는 그의 얼굴에서 그 결심을 보았다. 레스토랑에서, 그의 고모 집 세면대 위의 물때 낀 거울에서, 그러지 않으면 에렌 그럴러는 내가 물리칠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금발, 나의 조그만 백인 여자의 몸이, 그러지 않으면 그는 나를 교살해서 끝장내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 죽이기 위해, 그리고 그것은 그에게 모욕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 스파타를 떠났고 그를 떠났다. 나는 성인 여자가 되었고 법무 상담사 범죄학 명령장 검찰 부당행위 같은 말이 익숙한 생활을 했다. 애런 크럴러는 나와 결혼해서 나를 스파타의 딸로 점유할 것이다. 그가 블랙 감변의 저주받은 도시 스파타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마 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첫 결혼은 난파했지만 같은 실수를 두 번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우리 아버지가 가족을 떠난 게 아니라 쫓겨난 것처럼 가지 가족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남자가 나를 배신할 것을 예견했다. 에런 크럴러가 어떻게 크리스타 딜을 배신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는 포식자 남성이고 기질상 문란하고 에너지 넘치고 잔혹해서 스스로를 억제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크리스타는 에렌 크럴러를 모텔에 혼자 두고 저녁에 나왔다. 그리고 과거를 묻어둔 스파타를 떠났다.

 

 

이 소설은 백인과 인디언계 후손의 인종차별과 미성년자에게도 마약이 뻗치는 약물거래, 이것을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밀거래자들과 동업하는 경찰, 사회, 국가를 비난한다. 그리하여 국가의 구성요소인 가정이 평화롭지 못하고 어떻게 파괴되어 가는지 이야기 한다. 또한 남성에 의해 학대 당하는 여성의 모습을 통해 주종관계에서 해방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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