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향기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크리스토퍼, 나의 숙제, 놀란 당신을 기다렸다.

by 아프로뒷태 2012. 6. 24.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크리스토퍼 놀란, 당신을 기다렸다.

당신은 기억에 대해 아직도 연구하고 있는가?

이번에 어떤 인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그날 밤, 나는 피곤한 너에게 이 영화를 함께 보자고 제안했다. 여름날 밤이었다. 어둠속에서 너는 졸고 있었는가? 아닌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너는 졸고 있었다는 확신이 더 든다. 너는 늘 졸았다. 피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보러 가자거나 연극을 보러가자는 나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너는 그랬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이 좋다고. 나는 그런 너의 표현에 더욱더 새로운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몰랐다. 사람마저 새로운 것을 더 선호하는지. 새로운 여자를 알아가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지...

 

이제 그런 너의 행동이나 의미는 내게 아무 상관없다. 너는 내 삶의 영역과 아무 상관없으므로. 그러나 나는 여전히 유일하게 그 영역에서 시달리고 있다. 그것은 기억이고. 너의 행동이나 의미가 상관하는 기억이다. 나는 학문적으로 <다크나이트>를 관람했고, 너는 졸았다. 나는 히스레저의 죽음에 충격을 느꼈고, 너는 다른 여자의 뒷모습에 가슴 떨려했다. 그때 그것을 나는 몰랐다.

 

히스레저가 죽은 것은 정말 안타깝다. 히스레저를 명배우라고 느낀 것은 <브로크백 마운틴>이다. 한때 이 영화를 수입했던 영화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는데, 이 영화는 이안감독이 만든 명작이다. 물론 이안감독이 만든 또다른 명작들도 많지만 말이다. 히스레저와 이안감독은 많은 추억이 담긴 영화인이기도 하다. 한때 이안감독 영화제를 기획하며 바쁘게 여름날을 보냈던 날을 기억한다. 그 날에 나는 ... 영화로 삶의 지리멸렬을 달랬던가? 영화제를 기획하며, 참아주기엔 너무 뻔뻔한 세상의 등짝을 제대로 때려주지도 못하고 일에만 매달렸던가? 그나마 영화를 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던가?

 

 

 

 

 

히스레저를 영화로 볼 수 없다는 것은 과거의 실존들과 마주할 수 없다는 것일까?

 

기억을 실존으로 드러낼 수 없는 것은 모든 이들의 비극이다.

 

아,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희극보다 비극이 크구나.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크리스토퍼 놀란, 당신을 기다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