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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향기

<미장센 단편 영화제>에 관한 추억.

by 아프로뒷태 2012. 6. 11.

 

<미장센 단편 영화제>에 관한 추억

 

 

 

 

대학생 시절, '미장센 단편 영화제'는 영화인으로 입문하는 하나의 과정이기도 했다.

 

영화학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작품을 이 영화제를 통해 소개했다. 그리고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되면, 영화 제작사와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그야 말로 '입봉'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제작 스텝보다 감독 개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의 장이기도 했다. 기획, 시나리오 창작 쪽에서 일하는 나로서는 이 영화제를 통해 감독 스카웃을 연습하는 학습의 장이기도 했다.

 

언젠가 기획사에 들어가면,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 장으로써 '미장센 단편 영화제'를 활용하리라 마음 먹고 주구장창 이 영화제의 영화를 관람하기도 했다. 실로 이 영화제를 거친 많은 감독들이 현재 한국에서 내놓으라는 영화감독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내가 아는 영화인(감독) 중 3명이 이곳의 영화제에서 수상했다. 비정성시, 희극지왕...각각 수상 타이틀은 달랐지만 말이다. 현재 미래를 촉망받는 영화인이다. 그들의 활약이 부러울 정도이다.

 

영화 제작사에 입문한 후로,

 

틈틈이 이곳의 영화를 즐겨보았다. 아직은 산속의 광석에 불과하지만 갈고 닦으면 주옥같은 다이아몬드가 될 감독이 있을 거라 믿었다. 튼튼한 나무의 싹을 알아보기 위해 나는 이 영화제를 찾곤 했다. 그러나 이곳의 감독을 이끌어 가기엔 한계도 많았다. 기성 감독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한국의 제작사들과 영화를 제작해왔다. 아무래도 경력이 있는 감독과 작품을 시작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흥행의 실패를 막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해한다. 영화 한편당 2006년까지만해도 20억 정도면 저예산의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30억은 기본이고 판이 큰 영화는 100억까지 예산이 필요해졌다. 물가가 올라서 예산이 올라간 것일 수도 있고, 버블 예산이 한 몫 한 것일 수도 있다. 2008년쯤 '버블 예산 영화' 시대의 막을 내리고 영화제작이 더 철저해지만 말이다.

 

어쨌든 영화를 기획하면서 느끼는 점은,

 

좀 더 기발하고 좀 더 참신한 아이디어의 감독을 배출하려면 다양한 인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성 감독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한국의 제작사들과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도 가능으로 만들 것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패기를 가진 신인들과 한국의 제작사들이 서로 손을 잡아 영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러한 통로가 바로 미장센 단편 영화제와 같은 영화제의 역할이었다. 국내에 이러한 영화제가 거의 없다. 기성 창작자가 아닌, 신인 등용의 영화제가 바로 미쟝센 단편 영화제였다.

 

나의 바램은

 

미쟝센 단편 영화제와 같은 영화제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 젊은 날, 패기와 열정으로 영화일에 도전했던 시절처럼, 지금 이순간 어떤 젊은 청춘들이 패기와 열정으로 영화의 문을 두드리고 있을 지 모를 일이다. 인간사는 반복되고 역사도 순환된다. 내가 그러했듯 그들에게도 이 영화제가 의미 있을 것이다.

 

이 영화제를 대중들이 더 많이 사랑해주었으면 한다.

 

한국의 대중은 급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뭐든지 따라쟁이들이 많다. 그래서 누가 이걸 한다는 소릴 들으면, 자기도 따라한다. 그래서 영화도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 오죽하면 한국의 영화 마케팅팀은 입소문으로 전략을 잡아 영화를 홍보하겠는가? 네이버, 다음, 무가지...등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입소문으로 홍보전략을 펼친다. 입소문이라는 게 뭔가? 자신이 가진 소신, 배경지식이 부족할 때,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기 미묘할 때, 입소문을 듣고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내가 좋아하는 영화, 내가 보는 영화는 적어도 나의 성향과 기준에 맞추어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누가 보았는데 좋았다는 식의 입소문보다는 말이다. 그래서 말인데, 이런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을 꼭 영화 관계자가 아니어도 많은 대중들이 찾아봐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 대중들은, '부산 국제영화제'는 잘 찾아보면서~^^ 그렇듯, 이 영화제도 잘 찾아봐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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