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향기

건축학개론, 정해진 법칙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알게 되는 법칙, 첫사랑은 바로 지금.

by 아프로뒷태 2012. 3. 26.

오죽하면 사람들은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불문율처럼 받아들이고 있을까.

정해진 법칙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알게 되는 법칙, 암묵적인 법칙. 첫사랑은 가슴으로 기억하는 사랑.

 

                          <마당을 나온 암탉>에 이어 명필름이 <건축학개론>을 내놓았다.

 

이용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용주 감독은 알고보니, 연세대 건축학과 출신이고 <살인의 추억>에서 연출부를 맡았다. 그후 '영화사 아침'에서 공포영화로 데뷔를 했다. 그 다음 작품이 <건축학개론>이다. 추측하건데, 감독은 나름대로 웰 메이드 영화사에서 작품을 준비한 듯하다. 영화일을 하면서 좋은 인맥을 갖는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인데 인간관계를 나름 탄탄하게 유지한 듯하다.

 

영화는 현재의 그들과 과거의 그들과 조우하면서 시작된다. 집을 지어달라고 요청하는 고객과 집을 지어주는 사람이 만나면서 과거의 첫사랑이 스멀스멀 되살아난다. 현재의 그들은 정겨운 영화인, 엄태웅이 출연해 연기했고, 올해 <해를 품은 달>에서 주가를 상승했던 한가인이 출연해서 산듯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과거의 그들은 풋풋한 이제훈과 가수 수지가 출연해 첫사랑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영화가 개봉한다는 메일링을 받고 처음엔 그냥 그랬다.

첫사랑이라니. 신파는 아니겠지?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간직한 첫사랑을 두고 감정놀이를 하는 그렇고 그런 영화는 아니겠지? 왜 그렇지 않나?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있지만 첫사랑은 신화처럼 현실에선 너무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지 않나. 생각해보면 이 세상 사람들중에 첫사랑을 이루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첫사랑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은 신의 축복이 내리기라도 한 것처럼 쉽지 않는 일이다. 오죽하면 사람들은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을 불문율처럼 받아들이고 있을까. 정해진 법칙은 아니지만 살아가면서 알아가게 되는 법칙, 암묵적인 법칙. 첫사랑은 가슴으로 기억하는 사랑.

 

 

 

 

그래서 개인적으로 첫사랑 이야기는 싫다. 첫사랑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것도 싫다. 첫사랑의 메타포가 가진 의미중에서 어떤 일부를 마치 거대한 파이로 치부하기 때문에, 마치 그것이 첫사랑의 불문율인듯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그렇다. 사람들은 첫사랑을 사랑의 미완성된 결정체로 정의하고 사랑의 아름다운 환상으로 간직한다. 그 점이 싫다.

 

이참에 자신에 대해 좀더 솔직해보는 건 어떨까?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었다.

 

첫사랑이 이별하던 당시 상황을 떠올려 보자. 어쩌면 그 상황속에서 몇번의 어긋남이나 잘못, 실수, 오해 등의 많은 이유로 인해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죄의식을 첫사랑이라는 환상이나 신화를 통해 미화하고 있지는 않는 걸까? 우리는 살면서 어떤 일을 하든 판단과 결정 뒤에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잘 안다. 사랑역시 마찬가지이다. 사랑이라는 행위뒤에는 더 막대한 책임이 뒤따른다. 그 책임을 지켜가는 것은 의리 아닌가? 용기 아닌가? 아낌없이 배려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쉽지 않지. 사람이 참 간사하지. 그러니깐 세상사가 재미있게 진행되는 거다.

 

 

 

 

 

 

어쩌면 사람들은 용기 있지 못했고, 의리 있지 못했고, 현실의 벽 때문에 또는 더 나은 삶의 유혹때문에 순수했던 마음을 버리지 않았을까? 떠나고 후회해도 소용없는데 말이다. 그런데 어쩌나. 내 생각에 인간의 삶이란 어떤 삶을 선택해도 만족이라는 것은 없어 보인다. 죽을 때까지 인간은 만족하지 못한다. 그 욕망이 인간의 역사를 만들어오지 않았나. 

 

첫사랑도 어쩌면 인간이 만족을 하지 못하기에 그나마 환상이라도 가져서 못다 이룬 사랑에 대한 미련을 해소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건 아닐까?

 

 

첫사랑.

누구는 언제나 첫사랑만 한다던데...

연애의 끼가 다분한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말인가? 흣~

 

 

영화 포스터의 카피처럼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는 말에 공감한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가 아끼고 사랑했으며 죽을 때까지 마음속으로 간직하고픈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사람을 대하는 자세와 같다.

 

"당신 옆에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소중한 사람이야,

그러니 당신 옆에서 당신을 바라봐주는 사람에게 잘해줘."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했다.

  아, 이 감독이 지금의 30대에게 추억을 되살려줄만한 맥거핀을작품에 듬북듬북 넣었구나.

  영화를 보면서 동감을 살짝 떠올리기도 했다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