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심보선 『눈앞에 없는 사람』낭독의 밤 현장 스케치
사회: 성기완(시인)
초대 손님: 진은영(시인), 김홍중(평론가)
2011년 10월 2일, @살롱 드 팩토리(제7회 와우북페스티벌)
김경주보다 잘 생겨서 좋다.
눈이 예뻐서 좋다
예쁜 눈으로,
나쁜 것을 실컷 보았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예쁜 눈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2011.11.11. 기만의 밤
젊음을 기만하는 것은
미치지 않는 것.
나, 그동안 미쳐왔던가?
네 문자가 물어본다.
너는 서울로 상경했다.
너는 방을 계약한다.
너는 영화를 찍을 예정이다.
너는 너의 행동에 의미를 다음과 같이 부여한다.
영화노동자(연출)에서 예술가(감독)로 발걸음을 옮긴다고.
네 이야기를 시나리오가 아니라, 소설로 써 봐.
나, 언제나가 너에게 말했다.
너는 신춘문예 원고를 신문사에 내고 돌아서던 날,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랬던 네가 그동안 영화에 손을 떼고 지방으로 갔다.
지방에서 도서관을 줄창 다녔다고 했다.
그거, 좋은 일이군.
나는 아픈 가슴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너는 말했다.
농담인줄 알면서도,
방을 계약하는 너의 말,
너를 위해 멋진 방을 구해놓을게.
차도 준비해놓을게.
몸만 와.
나, 병들어 있다.
매일 병원에 간다.
발가벗고 기계앞에 누워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나, 노동자도 예술가도 아니다.
나, 젊음을 기만하고 있는 것일까?
미치지 않고 있는 나,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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