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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조절하는 뇌 호르몬

by 아프로뒷태 2011. 7. 27.

기분을 조절하는 뇌 호르몬

 

 

 

감정 조절 호르몬, 세로토닌 브레인 vol.2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힘

2007년 01월 01일 (월) 12:00 퍼가기

“요즘 자꾸 우울해, 잠도 잘 못자고, 짜증은 왜 이렇게 나는지, 사는 게 재미없네”라고 말하는 아내나 남편이 지금 당신 곁에 있다면, 혹은 바로 당신이 그러하다면 지금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음 글을 읽어보길 권한다. 주위 환경만을 탓하는 것은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힘, 세로토닌을 만나본다. 

영화나 책의 주인공들의 일상을 바라보자면 인생을 비관하거나, 슬퍼하거나, 두려워하거나,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의 배경 열에 아홉은 어둠이 깔린다. 당연하려니 치부하는 그 감정과 어둠의 상관관계 속엔 인류가 몸소 터득한 호르몬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 첫번째 비밀은 ‘세로토닌Serotonin’
이다. 세로토닌은 뇌의 시냅스(뇌신경 접속부분)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이 호르몬은 신기하게도 햇볕이 있어야만 분비가 원활해진다. 다시 말해 새벽부터 저녁때까지만 분비되는 것이다. 어둠 속에 존재할수록 우리는 평온해지는 호르몬과 멀어지는 셈이다.

‘난 왜 불행할까?’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많겠지만 특히 세로토닌이 부족할 때, 우리는 별 다른 이유 없이 우울해지고, 불행하다고 느낀다. 이러한 감정은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활동반경을 좁힌다. 좁혀진 활동반경은 비만과 불면증의 원인이 되고, 대인관계를 어렵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는 것은 일쑤, 경우에 따라 폭력까지도 휘두르게 만든다. 지금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당신이라면 이렇게 혼잣말을 할 것이다. ‘도대체 왜 내겐 세로토닌이 부족한 걸까? 난 특별한 욕심도 없고 그저 작은 행복과 평화를 바라고 살아가는 것뿐인데.’ 내 삶에 평화의 호르몬 세로토닌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세로토닌은 햇볕을 좋아해’  

세로토닌은 햇볕이 있어야만 분비가 원활해지는 호르몬이다. 즉, 햇볕을 잘 쬐지 않는 사람에겐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세로토닌이다. 몇 십 년 전만해도 우울증에 시달리던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우리의 주업은 대부분 햇볕 아래서 일을 해야 하는 농업, 수산업, 임업 등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햇볕 아래 노동이 줄어들고,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면서 세로토닌은 챙겨서 얻어야하는 호르몬이 되어 버렸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세로토닌지수를 낮추는 것뿐 아니라 아이들의 세로토닌지수를 낮추는 일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그 전방에 있는 것이 ‘학구열’이다. 방과 후 운동장을 뛰어노는 아이들보다 XX건물 안, XX학원 속으로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더 많다. 아이들의 머리 속엔 단어와 방정식이 가득해졌지만, 세로토닌 부족으로 성격은 폭력적, 충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어린학생이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찾는 일은 이제 쉬쉬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자살률만이라도 낮추고자 부모들이 잡은 치맛자락이 정신병원만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세로토닌은 스트레스에 민감해’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는 우리의 마음마저 빼앗는다. 세로토닌은 스트레스에 약하다. 세로토닌의 감소는 짜증만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통증도 크게 느끼게 한다. 때문에 필요 없이 싸움을 걸게 하거나, 자살을 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특히 슬픔과 같은 경우 세로토닌 합성비율과 관련, 여성은 남성보다 변연계의 8배를 더 사용하게 된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감정과 관련한 호르몬 분비차이로 여성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세로토닌이 감소되는 것을 알 수 있는 가장 흔한 증상은 ‘피곤하다’는 것이다. 물론 선천적, 후천적으로 스트레스를 달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 현대인이지만, 스트레스가 장기화되고 좌절과 욕구불만이 쌓이게 되면 세로토닌은 더 빨리 사라지게 된다.    

‘세로토닌은 여자랑 연애해’

세로토닌은 연애하듯 여자를 다룬다. 비행기를 태우듯 행복하게 해 주었다가 땅에 곤두박질치게 내리 꽂는다. 여기엔 이유가 있다. 바로 여성 호르몬. 여성호르몬이 적어지면 세로토닌의 분비도 적어진다. 특히, 생리 전, 출산 후, 폐경 시 여성호르몬 분비가 일정치 않아 감정의 기복이 커지게 된다. 세로토닌의 분비가 일정치 않아진 여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극도로 예민해지고, 쉽게 화가 나고, 별다른 이유 없이 불쾌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러한 여자의 신체변화와 심리상태를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고 같이 권위를 세우며 맞장구를 친다면 잦은 싸움으로 이별 또는 이혼에 이르게 될 수 있다. 호르몬의 불균형 때문에 여성의 우울증은 남성에 비해 2배정도 더 많이 나타난다. 남자가 여자에게 보다 너그러워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로토닌,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세로토닌은 우리를 평화롭도록 돕는다. 하지만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서로의 햇볕을 챙겨 쏘여주고, 자주 안아주고, 기쁘게 칭찬해주고, 함께 운동 하면서 서로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다면, 세로토닌은 우리의 노고와 사랑에 평화로운 행복으로 보답해줄 것이다.

글 최유리 yuri2u@brainmedia.co.kr

 

스트레스의 외야수비수 코르티솔 브레인 vol.6

호르몬이야기

2008년 02월 27일 (수) 09:46 퍼가기

호르몬은 몸에 영향을 주는 환경이 달라져도 각 기관이 조화를 이루고 원활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뇌에서 각 세포로 보내는 편지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중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호르몬으로는 민첩하기로 유명한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있다. 이들 형제와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코르티솔은 이들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 끈기도 있고 통증 억제와 염증 예방으로 늙으신 어머님의 관절염까지 생각하는 효성이 깊은 호르몬이다. 스테로이드성 호르몬의 하나로 콜레스테롤 분자로 만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첫인상은 험상궂어 보이지만 한번 알아두면 오래가는 의리파 호르몬, 코르티솔과 안면을 터보도록 하자.

장기전 스트레스엔 힘 좋고 오래가는 호르몬, 코르티솔

프로젝트 발표 준비로 밤의 끝을 연장시킨 날들 속에 ‘프로젝트 발표만 끝내면 하루라도 멋지게 쉬어보겠노라’라는 마음 하나로 하루하루를 이어나갔던, 회사원 이번만 씨. 몇 날 며칠의 밤샘에도 끄떡없던 그가 무사히 발표를 마친 다음날, 이제 좀 쉬어볼까 하는 마음을 먹자 멀쩡했던 몸이 천근 만근. 금쪽같은 휴식 시간을 고스란히 방바닥에 상납하게 되어버렸다. 왜 매번 기나긴 힘든 업무 중에는 멀쩡했던 몸이 마감만 끝나면 힘없이 무너지는 걸까?

일반적으로 우리가 겪는 스트레스는 순간적인 것이 많다. 짧은 스트레스 당시에는 크게 놀라고 긴장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가면 금방 잊고 안정을 되찾곤 한다. 하지만 며칠 동안 집중해서 해야 하는 업무나 장기간에 걸친 시험 준비와 같이 긴장이 지속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다른 민첩한 스트레스 호르몬보다 오래 분비되는 코르티솔cortisol이 우리 몸을 보호해준다.

고깔 모양을 하고 신장 위에 얹혀져 있는 부신은 바깥 부위(피질)에서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steroid hormone을 만들어내는데, 코르티솔은 그중 글루코코티코이드glucocorticoid의 대표적인 호르몬이다. 인체가 어떤 공격 상황이나 스트레스 상황에 처했을 때 코르티솔의‘항스트레스 작용’은 인체의 기능이 스트레스를 더 잘 이겨내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꼭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피로를 덜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상황이 끝나기 전까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 몸을 지켜주다가, 휴식을 취하면 농도가 떨어지면서 질병유발 인자가 활동을 하게 한다. 그래서 열심히 집중해서 일을 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다가 쉬려고 긴장을 푸는 순간 몸의 여기 저기가 아프기 시작하는 것이다.

잠 못 이루는 밤, 코르티솔은 증가하고

코르티솔은 지방산과 단백질을 당으로 분해하여 혈중 포도당을 증가시키고, 신체가 육체적·심리적 스트레스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여분의 포도당은 뇌로 공급되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또한 면역 작용을 억제하고 염증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감소시키는 기능이 있어,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스테로이드가 알레르기나 류머티스 질환에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걱정이나 질병으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어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된 상태가 장기간 계속되면, 늘 긴장한 상태가 되어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경도 예민해진다. 특히 심각한 우울증 환자의 경우 코르티솔 농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르티솔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우울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코르티솔을 과다 분비시키는 만성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한 요인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코르티솔은 하루 중에서도 새벽 5시에서 아침 8시 사이에 많이 분비되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른 아침에 깨서 다시 잠을 들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깨게 되면 당연히 낮에 피곤해지기 마련. 낮의 피곤과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키고 그날 밤에 또 잠을 못 이루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심각한 수면 장애에 이르게 된다. 연인과 이별한 후 잠 못 이루고 퀭한 눈으로 집 안을 서성이며 밤을 보내는 것도 이별의 슬픔만큼 큰 코르티솔 과다 분비의 슬픔 때문이리라. 코르티솔 과다 분비는 수면 부족으로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여 이별의 상황을 한층 아프게 포장한다. 그래서 이별은 더 아픈 것이다.          

비만의 주범? 코르티솔은 억울하다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을 잘 생성하지 못해도 몸에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포도당 생성이 억제되어 저혈당이 발생하기도 하며, 세균간염이나 질병과 같은 신체적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 작은 스트레스에도 몸이 급속히 붕괴되기도 한다. 한편 코르티솔 과다 분비의 역효과로 나타나는 쿠싱cushing 증후군이 가슴과 배 쪽에 중심적으로 비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에 반해 코르티솔이 부족하면 근육이 약화되고 위축되며 식욕이 없어지고 온몸이 피로해진다. 이렇게 코르티솔이 비만과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체중을 감소시키려면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를 감소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비만을 직접 유발하기보다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코르티솔 입장에서 이런 주장은 억울하기 그지 없다.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에 대비해 내야·외야 수비수까지 두고 스스로를 조절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라도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정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 철학자 예샤야후 라이보비츠Yeshayahou Leibovitz는 “생각을 하는 것은 뇌를 포함해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 우리 신체 기관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의 주인인 우리 인간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뇌와 몸의 주인인 사람이 호르몬의 주인이 되어 호르몬을 바로 알아간다면, 힘든 스트레스 상황도 건강을 비롯해 인생의 요소 요소까지 잘 돌아가게 하는 적당한 윤활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박영선
pysun@brainmedia.co.kr

 

 

분노와 용기의 호르몬 아드레날린&노르아드레날린 브레인 vol.3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힘

2007년 08월 04일 (토) 09:24 퍼가기

요즘 아이들을 보면 어이없을 정도로 폭력적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폭력 이미지들은 영상이나 사진을 만들고 보는 아이 모두를 염려하게 만든다. 폭력의 쾌감에 익숙해져가는 아이들의 예상치를 넘는 스트레스는 현대인이 함께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일상을 전쟁터로 만드는 현대의 구조 속에 나와 내 가족을 지켜내는 현명한 방법은 무엇일까.

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에는 공포와 분노로 휩싸인 아프리카의 어린 반군 소년이 나온다. 이 소년은 다른 소년들과 함께 반군에게 부모와 집을 빼앗기고 끌려가 세뇌당하며 반군으로 키워진다.

소년은 양심의 가책 없이 마을들을 공격하고 거리낌 없이 양민을 학살한다. 이후 아버지와 다시 마주하게 된 소년은 아버지에게 거침없이 총을 겨눈다. 영화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여러 매체를 통해 아프리카와 중동의 어린 소년들이 총을 메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소년병들의 경계하는 눈빛은 살기를 띠고 무섭게 카메라를 향하고 있다. 이념도 세계의 흐름도 잘 모를 그 아이들의 눈엔 공포 뒤의 분노만 남아 있다. 분출되지 못하는 아이들의 감정 내부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있다.

생존을 돕는 호르몬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두 호르몬은 신장 위 부신으로부터 만들어진다. 화학적으로만 약간 다를 뿐 약리작용도 교감신경 자극 효과도 비슷하다. 이 호르몬들은 스트레스 에너지를 통해 뇌가 자신의 네트워크를 최적으로 확장시키게 한다.

즉, 인간이 최대의 수행 능력을 갖고, 생존하도록 돕는 것이다. 때문에 위험에 처했을 때 인간은 평소 자신의 능력 이상의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일시적인 ‘슈퍼맨’ 상태, 혹은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들어맞는상태에 놓이는 것이다. 기지를 발휘한 수많은 무용담과 신화는 이러한 인간의 능력을 알려준다.

극복 가능한 일시적 스트레스 상황은 위와 같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멋진 추억을 남겨줄 수 있지만, 극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오는 극한 스트레스는 앞의 소년병들처럼 공격적·폭력적 성격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저하시켜 질병에까지 노출되게 만든다.

독을 지닌 호르몬

두 호르몬의 평소 분비량은 하루의 활력을 주는 정도다. 아침에 눈을 뜨면 분비되기 시작해서 열심히 일하는 낮에 왕성해지고 밤이 되면 우리와 함께 잠이 든다. 때문에 이를 두고 ‘생명 리듬의 근원’이라고도 한다. 물론 이 두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었을 때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

<생명의 신비 호르몬>의 저자 데무라 히로시의 말에 따르면 두 호르몬의 독성은 자연계에서 복어와 뱀의 독 다음으로 강력하다고 한다. 나 자신의 몸에 그런 독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믿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이 독성이 몸에 영향을 주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격렬하게 화를 낸 후에 오는 두통, 심장의 두근거림, 식은땀, 호흡곤란은 물론, 두려움이 극한에 다다르면 현실감이 없어져 자기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고 질식감과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성취중독 호르몬

사건과 환경이 두 호르몬의 분비를 자극시키기도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두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기도 한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번지점프를 하며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돈을 내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생존의 성취감을 주고 스릴을 주며 뇌에 쾌락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인들은 자신을 극한의 상태까지 몰고 가 성취를 이루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사회가 권하는 성공의 방정식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성취지향적인 사람들은 두 호르몬의 중독에 걸리기 쉽다. 사람들의 칭찬과 사회적인 성공이 있는데 어떻게 중독에 걸리지 않겠는가.

문제가 제기되는 때는 그 칭찬의 중독이 계속될 수 없는 환경에 처하게 되었을 때이다. 무대 위에서 내려온 스타, 명예퇴직 후 집을 지키는 아버지, 사회적 과제를 완수한 후 심리적 공백기에 놓인 사회인의 우울증이 바로 그것이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며, 무언가 시작할 능력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극한 경우엔 상실감으로 자살을 선택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을 꿈꾸지만 성공이후에 대해서는 숙고하지 않는다. 간혹 인생 최고의 순간은 바닥을 향한 추를 달고 오기도 한다. 때문에 성공을 향한 속도를 줄이고 속도 자극을 피하며, 정기적 휴식을 취해 두 호르몬의 중독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다.

두 호르몬은 ‘분노’의 호르몬이 될 수도, ‘용기’의 호르몬이 될 수도 있다. 야누스의 두 얼굴처럼 말이다. 다수의 사람들은 과도한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지 못한다. 당신은 어떠한가. 두 호르몬을 조절하여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는가. 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일수록 우리에겐 낙천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여유를 잃지 않고, 조그만 일에도 감사하고, 무엇보다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잃지 말아야 한다. 내 삶의 파괴자가 될 것인가, 영웅이 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글·최유리
yuri2u@brainmedia.co.kr│일러스트·이부영

 

 

 

뇌를 보호하는 암흑의 호르몬 멜라토닌 브레인 Vol.9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힘,호르몬 시리즈 8탄

2008년 09월 17일 (수) 07:51 퍼가기

밤을 지배하는 암흑의 호르몬

새벽부터 저녁까지 분비되는 세로토닌은 낮 동안 우리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야외에서 볕을 쬐면 기분이 좋아지고, 해가 짧은 겨울이면 기분이 우울할 때가 많은 것도 세로토닌이 빛이 있을수록 더욱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활기찬 낮을 만드는 세로토닌과는 반대로 황혼을 지나 빛이 사라지고 암흑이 찾아와야만 나타나는 호르몬이 있다.

바로 송과선pineal gland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melatonin이라는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은 빛, 특히 푸른 파장의 빛이라면 질색을 한다. 깜깜한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 30분 정도까지 분비되는 올빼미 기질 덕분에 멜라토닌은 ‘암흑의 호르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가지 호르몬은 밤과 낮처럼 정반대로 보이겠지만 사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이 세로토닌을 거쳐 멜라토닌으로 바뀌는 것이다.

두 호르몬의 변신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것은 뇌 한가운데 깊숙한 곳에서 소리 없이 하루의 시간을 알리는 생체시계의 중심, 시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 SCN)이다. 이곳에서 빛이 사라졌다는 정보가 송과선에 전달되면 멜라토닌이 분비되어 잠이 오게 된다.

주야간 교대근무처럼 불규칙한 생활을 하거나 장거리 비행을 하게 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정상적이지 못해 수면장애, 우울증, 시차적응 실패와 같은 문제가 생긴다. 심지어 암 발생률이 더 높아진다는 의견도 있다. 밤에 불을 켜고 자게 되면 개운치 않은 것도 빛이 있으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방해받기 때문이다.

뇌와 몸을 보호하는 재주 많은 호르몬

멜라토닌을 단순히 잠만 재우는 호르몬이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멜라토닌은 뇌와 몸을 보호하는 고마운 물질이기도 하다. 세포 활동의 결과로 유해산소를 비롯한 자유 라디컬(free radical)이 생기는데 이것이 조직손상과 염증, 노화의 원인이 된다.

요즘 몸에 좋다고 하는 항산화물질들이 인기가 높은 이유도 자유 라디컬을 제거하는 기능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그중에서도 최상이다. 다른 항산화물질들과는 달리 한번 자유 라디컬을 붙잡으면 몸속에서 분리시키지 않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멜라토닌은 뇌와 혈관, 세포 사이를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춰 적은 양으로도 뇌의 신경들을 보호하고 심장을 비롯한 몸 전체에서 파수꾼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멜라토닌은 암을 예방하는 역할과도 관련이 깊다. 유방암, 전립선암을 예방하고 면역계를 강화한다. 실험쥐의 수명을 최대 20%나 연장한 결과도 있고, 폐경기 여성의 경우 멜라토닌의 농도가 높아지자 생리가 다시 시작됐다는 연구도 있다. 이 때문에 생명연장의 꿈이 멜라토닌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학자들도 많다. 

 밤 사이 벼락 공부는 헛수고

밤 시간에 담배를 덜 피우게 되는 것도, 천식환자가 기침이 심해지는 것도 멜라토닌의 영향이다. 시간에 따른 몸의 변화에서 멜라토닌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뇌의 기능은 낮과 밤에 극명하게 바뀐다. 보통 낮 동안의 기억은 밤에 장기기억으로 바뀌지만 밤에 학습한 내용은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다. 멜라토닌이 새로운 기억이 생기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밤에 벼락치기로 공부를 하면 능률도 떨어지고 오래가지도 못하는 것이다. 밤 사이 공부나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을 위해 멜라토닌의 긍정적인 효과는 그대로 두면서 멜라토닌 수용체를 적절히 제어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멜라토닌은 기억뿐 아니라 인지과정 전반에서 없어서는 안 될 호르몬이다.

멜라토닌은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신경섬유원 농축 현상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치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우울증과 불면증, 늦은 오후나 밤에 더욱 혼란스러워지거나 흥분하게 되는 증상들을 멜라토닌이 완화시킨다고 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수면장애뿐 아니라 전반적인 증상을 나아지게도 만든다. 또 자폐증을 가진 아동이나 부모들의 멜라토닌 수치도 일반인들보다 낮다는 보고가 있어 새로운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리듬을 잘 타는 것이 뇌건강의 비결

멜라토닌은 주로 알약의 형태로 만들어져 생체시계의 교란으로 인한 불면증을 치료하는 데 쓰이고 있다. 시차적응을 위해 비행기 여행을 시작할 때 먹기도 한다. 우울증, 특히 생체시계와 관련이 깊은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 치료에도 쓰이고 있다.

그러나 복용량과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쟁 중이라서 세계적으로도 보조식품이나 의사의 처방에 따른 제한적 치료용으로만 인정되고 있다. 효과를 긍정하는 학자들도 현재 판매되고 있는 멜라토닌 보조제는 함량이 높아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충분한 멜라토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과 식생활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콩, 견과류, 우유, 치즈, 닭 가슴살, 칠면조, 쇠고기, 자두, 바나나 같은 음식들은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어 숙면을 도울 뿐 아니라 개운한 아침과 활기찬 낮을 가져다준다.

암과 노화를 예방하는 효능도 추가적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저녁부터는 필요 없는 조명을 피하고 반대로 아침부터 낮 동안은 충분히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푸른빛을 차단하는 안경이나 휴대용 조명기기를 굳이 사지 않아도 조금만 노력하면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처럼 적절히 먹고 멜라토닌의 리듬에 잘 맞추어 생활하는 것이야말로 뇌와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제부터 멜라토닌과 함께 생명연장, 뇌건강의 리듬을 타보자.

글·김성진
daniyak@brai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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