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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테크놀로지와 휴머니즘의 만남-애플 스토어와 데이브 브루벡

by 아프로뒷태 2011. 2. 16.

 

 

1920년 12월 6일 (미국) 에서 출생한 Dave Brubeck

지금 뉴욕에서 살고 있는 소설가 김영하 작가가 Dave Brubeck의 연주를 다녀와서 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가 제법 호기롭게 들렸고, 평소 재즈에 관심이 많아 Dave Brubeck 에 대해 살짝 알아 보았다.

 

Dave Brubeck이 1959년 미국에서 Take Five 를 내놓았을 때, 음반사를 절대 이 곡은 잘 될 리가 없다고 뚜껑을 열어보기도 전에 포기했다고 한다. 재즈의 특성상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기존의 곡을 연주하는 것이 이례적인데, Dave Brubeck이 발표한 곡은 전부 창작곡으로, 청중에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Take Five 는 많은 대중의 호응을 얻었고, 급기야 미국의 자유라는 이데올로기를 유럽에 홍보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Dave Brubeck는 유럽의 청중들에게 찾아가 공연을 하게 되는데......

 

9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중들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한 Dave Brubeck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떠오른 사람은 미국의 소설가 폴 오스터의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영화화한 <스모그>나 레이먼드 카버의 <숏컷>을 영화화한 <숏컷>이었다. 그들의 소설과 영화한 작품들은 재즈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마치 안개 자욱한 도시에 비밀을 간직한 여유로운 자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할까.

 

어쨌든 Dave Brubeck의 Take Five 에 대한 김영하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매력을 느꼈다. Dave Brubeck에 대해 알아보면서 느낀 점은 그는 분명 재즈를 영혼으로 즐기는 사람이 틀림없다는 것이다. 91세의 나이에도 정정하게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 천진난만한 미소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노인의 모습. 소설적이다. 폴 오스터나 레이먼드 카버 오빠들이 소설로 이야기한다면 어떤 그림이 펼쳐질까.

 

상상해본다.

 

 

 

 

 

 

 

 

 

 

 

 

 

 

 

 

 

 

 

 

뉴욕 소호에 애플스토어

 

왜 삼성은 서울에 이런 멋진 문화공간을 짓지 않는 걸까?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만남

 

삼성은 딱딱한 전자제품만 판매하는데 혈안이 될 게 아니라, 좀 더 말랑말랑한 상상력을 발휘해줄 수 없을까?

 

 

 

뉴욕 소호에 애플스토어가 있다.

그곳은 본래 우체국이었다고 한다.

애플스토어에는 애플사의 전자제품을 판매하는데, 그곳의 2층에 공연장이 있다.

그곳에서 Dave Brubeck은 91세 나이로 TAKE FIVE 피아노 연주를 한다.

 

김영하 작가는 공연장으로 들어서면서 설마 고령의 나이인 그가 연주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올드한 팬들이 찾아와 객석을 매우고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

 

의외로 수많은 뉴욕의 젊은이들이 그 자리를 찾아주었고, 그의 피아노 연주는 뛰어났다고 한다.

애플사는 그의 연주를 녹음하여 애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에게 공유했다고 한다.

테크놀로지의 예술사랑이란, 이런 것 아닐까?

첨단 과학과 아날로그의 만남을 대중에게 공유하는 것 말이다.

첨단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곳에서 노장이 공연을 하는 것은 올드한 것이 아니라, 멋진 것이다.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한 공연인 것이다.

 

 

 

다음엔 빌 에반스 Bill Evans 을 살펴볼까 한다.

 

 

 

 

Dave Brubeck

난 노인의 이런 웃음이 좋더라.

이런 웃음을 짓는 노인에겐.

오빠라는 불러주고 싶다.

Dave Brubeck 오빠!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의 음악세계

 

 'Take Five'를 담고 있는 앨범 [Time Out]은 다양한 변박과 리듬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재즈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Take Five'도 4분의 5박자로 하자는 의미이지만 이것의 표현에 있어서 우리의 귀에 생경하게 들리거나 거부감을 전혀 주지 않는다는 면에서 기발한 작품이었다. 4분의 5박은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Take Five'의 진행법은 2와 3이라는 두 개의 익숙한 박자로 나누어지면서 규칙적으로 번갈아 반복되는 형식을 취하다 보니 금방 안정적으로 들리게 된다. (차이콥스키의 '비창'이나 영화음악 미션 임파서블도 4분의 5박 곡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박자의 변화와 복잡한 리듬구조를 시도했던 데이브 브루벡은 저 유명한 현대음악가 '
다리우스 미요 (Darius Milhaud)'의 제자였다. 미요는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Igor Fedorovich Stravinsky)'와 더불어 "변박"이라는 요소로 기존의 음악 질서를 뒤집어 놓은 작곡가였다. 여기서 변박이라 함은 복조성(한 곡에서 두 개 이상의 다른 조성과 박자를 겹치게 한다든지), 다조성(단 시간내에 여러가지 박자와 조성이 연달아 등장한다든지)정도로 이해할 수 있는데, 이것은 미술에 있어서 이것저것 뜯어 붙이는 콜라주 기법과 비슷한 개념이다. 미요는 자신의 작품에서 초기재즈에 영향을 미친 렉타임(불규칙한 엇박자의 음악)을 즐겨 사용했는가 하면 여기에 다조성을 활용하였는데, 데이브 브루벡이 이랬던 미요에게서 배웠다고 하니 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게 한다.

[Time Out]에 수록된 다른 곡들도 들여다보자. 우선 'Take Five' 다음으로 인기가 많았던 'Blue Rondo A La Turk'를 들어보면 8분의 9박자 곡인 이 곡에서는 변박의 바로 전 위치에서 귀에 익은 도입부의 테마를 2마디, 4박자의 스윙리듬을 2마디씩 교대로 3번 등장하게 한 후 결국 4박자로 넘어가게 하는 아주 재치있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흑과 백의 컬러 사이에서 회색이 느껴지게 하는 일종의 중탕법으로, 변박이 갑작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Three To Get Ready'라는 곡에서는 3박자 2마디, 4박자 2마디가 교차되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는데 이 상황 속에서도 '
폴 데스몬드 (Paul Emil Breitenfeld)'의 색소폰과 브루벡의 피아노 솔로는 정말이지 물 흐르듯 아름답게 들린다.

이번 편 데이브 브루벡에서는 그의 음악이 독특했던 만큼 다소 복잡한 글이 되고 말았다. 중요한건 'Take Five'가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변박이라든가 실험성 따위보다는 결국 곡이 갖고있는 빼어난 멜로디 때문이라는 점이다. 제아무리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한들 누가 들어도 좋은 음률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명곡으로 자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Take Five'라는 곡을 들을수록 새삼 느끼게 되는 것은 대중적인 멜로디와 편안한 진행을 만든 작곡가 폴 데스몬드에 대한 경외감이다. 작곡도 그렇지만 그의 앨토 색소폰 또한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솔로는 쓸데없이 복잡하지 않고 간결하며 담백하다.

[Time Out]이라는 명반의 탄생은 데이브 브루벡의 실험성과 폴 데스몬드의 대중적인 감각이 조화를 이루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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