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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쓰며 먹고 살며)

<토일렛>의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과 함께 하는 씨네토크

by 아프로뒷태 2010. 12. 21.

 

일본 영화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발상이 캐나다와 유럽을 섞어놓은 듯,

 

묘한 맛이 나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비데가 새롭게 느껴질 것입니다.

 

베토벤의 피아노곡이 새롭게 들려올 겁니다.

 

오기가미 나오꼬, 그녀의 전작이 아마 찾아보고 싶어질 겁니다.

 

씨네토크를 녹취하며 함께 즐거웠습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당신과 마주 앉은 테이블에서

만두와 맥주가 먹고 싶군요.

 

그리고 생각하는 거죠.

인생에 큰 변화는 없어.

그저 오늘이 오는대로 살아가는 거야!

 

 

 


 <토일렛>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과의 대화




 

 <토일렛>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과 함께 하는 씨네토크가 아트하우스 모모 극장에서 지난 2010년 12월 4일 <토일렛> 영화 상영 후에 진행되었습니다. 이 날 씨네토크에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한국영화, 한국관객, 한국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주었습니다. 또한 관객은 그동안 감독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을 허심탄하게 물어볼 수 있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이날 감독과 관객사이에서 웃음이 오가는 훈훈한 씨네토크가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자: 오늘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네 번째 영화 <토일렛>을 만나 보았습니다. 감독이 그동안 만든 영화를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요시노 이발관>, <카모메 식당>, <안경>에 이어 오늘의 <토일렛>입니다. 먼저 오늘 이 자리에 관객과의 만남을 위해 오신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에게 큰 박수를 부탁드립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안녕하세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입니다. 이 자리에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만날 시간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더욱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관객: <토일렛> 영화를 잘 보았습니다. 감독님이 한국배우나 영화 스텝들과 영화작업을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 없으신지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아직은 없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같이 작업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를 좋아합니다. 특히 그 영화의 김영구 촬영감독을 좋아합니다. 김영구 촬영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나 홍상수 감독과 많은 작업을 한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김영구 촬영감독을 만났습니다. 김영구 촬영감독과의 만남은 부산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김영구 촬영감독과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 제 영화의 촬영감독으로 함께 일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한국의 최강희 배우가 함께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의향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 외의 여배우도 함께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소식을 전달받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저 역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는 슬로우 라이프 무비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감독이 생각하는 슬로우 라이프 무비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카모메식당>과 <안경>에서 그런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의도적으로 슬로우 라이프 무비를 만들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열심히 살아가며 자립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제 영화를 본 분들이 '슬로우 라이프 무비이다. 마음을 위로해주는 영화이다.' 라고 말씀해주신 것입니다. 이번 <토일렛>에서는 그런 기대를 배신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런 요소를 빼고 <토일렛>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관객: 이번에도 '모타이 마사코' 배우 분이 출연하셨습니다. 그런데 다음 영화에도 출연시키실 계획이 있으신지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아직 차기작을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언제 함께 하더라도 다시 한 번 꼭 같이 작업하고 싶은 배우이기도 합니다.






             관객: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은 평소 어떤 패턴을 즐기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저는 밖으로 나가서 무엇을 하는 것보다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함께 동거하는 고양이랑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러분이 실망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무 일도 없을 때,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깁니다. 밤에는 술을 한 잔씩 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관객: 주로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평소 노트를 항상 손에 들고 다닙니다. 재미있는 일이나 영감이 오면 바로 노트에 메모를 합니다. 영감을 받고 '이런 영화를 만들자' 라는 방향이 잡히기 시작하면,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시켜서 6시간 정도 커피를 마시면서 아이디어를 정리합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면 한 2주 정도에 걸쳐 완성합니다. 일본에는 커피가 무한 리필이 되는 페밀리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주로 작업하기 적당합니다.





             관객: 영화에 항상 음식이 등장합니다. 의도하신 것인가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시나리오에 맞춰서 음식을 찾으려고 합니다.
이번에 만두는 서로 소통이 안 되는 가족끼리 함께 조화를 이루어 식사를 하는 장면이 꼭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족이기 때문에 함께 만들어서 먹는 장면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님과 함께 만두를 만들어 먹었던 추억이 떠올라서 이번에 만두라는 음식 코드를 넣게 되었습니다.




             관객: 영화 제목 <토일렛>은 어떻게 정하시게 되었는지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카모메 식탕> 당시에 만났던 핀란드 스텝들 중 어떤 분이 일본에 놀러왔다가 ‘워시워시’ 라는 비데를 보고 아주 놀라워했습니다. 그때 우리가 봤을 땐 평범한 비데 이지만, 외국인이 보았을 땐 아주 놀라울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토일렛> 이라는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인이 놀라워했기 때문에 일본이 아닌 외국에서 로케이션으로 결정하여 영화를 찍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 토론토에서 영화를 찍게 되었습니다.






              관객: 항상 감독님 영화에는 '모타이 마사코' 라는 배우가 등장합니다. 굉장히 개성이 강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모타이 마사코' 라는 배우는 어떤 배우인지 궁금합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모타이 마사코' 라는 배우를 인간적으로 좋아합니다. 개인적으로 저의 뮤즈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평소 너무 친절합니다. 물론 말씀을 잘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한 말씀 툭 내뱉으실 때마다 너무 재치 있는 유머를 하셔서 모든 사람을 웃게 만듭니다. 그녀는 아주 상냥합니다. 그 상냥함의 종류가 어머니의 따뜻함이나 태양 같은 따뜻함이 아니라, 바위 같은 딱딱하지만 늘 지켜봐주는 따뜻함입니다. 이번에 그 따뜻함이 영화에도 분명히 드러났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번에는 대사가 많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가 가진 카리스마가 영화에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을까 생각하여 작업했고 충분히 만족합니다.




              관객: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습니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평소 특별히 의미했던 것은 없었습니다. 평소 생각하지 않고 결정한 것입니다. 극 중 인물이 '모리'가 되었던 것은 마침 그쯤 '모리오'라는 인물에 대한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낡은 미싱을 찾아 옷을 만드는 캐릭터였는데, 거기에서 <토일렛>으로 발전해서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때 모리오 라는 인물을 가져왔습니다. <토일렛>에서는 서양인이므로 ‘오’를 제외하여 ‘모리’ 라는 인물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모리오라는 이름이 나왔던 것은 <카모메 식당>에서 후반작업을 하였던 그 회사에 ‘모리오’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아주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그 분의 이름을 따서 ‘모리’가 되었습니다. 거기에서 ‘오’가 빠져서 모리가 되었습니다.




              관객: 작품 활동을 하시면서 영향을 받은 감독이나 영화가 있으신지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다른 사람의 영화를 보고 모방하지 않으려고 평소 노력을 많이 합니다. 핀란드의 ‘아키카리우스 마키’, 미국의 ‘데이비드 린치’ 감독을 좋아합니다.





              관객: 만드시는 영화의 관객타켓을 영미권의 관객으로 잡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그러하실 경향이신지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일단 제작비는 일본회사의 예산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본영화입니다. 이번에 영어로 제작된 영화라서 북미, 캐나다 영화라는 오해를 받기는 합니다. 물론 회사의 프로듀서가 그쪽과 일을 추진하고자 노력하지만 일단 일본영화이고 해외 관객을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물론 제 영화가 토론토 영화제에서 상영되었고 캐나다 그곳의 관객들이 아주 좋아했으며 영어로 만든 영화라서 더 관심을 끌었다고 합니다.






 





              관객: 영화에서 맛있는 맥주는 무엇인가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일단 촬영할 때는 진짜 술을 마시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기에 진짜 알코올이 아니라, 알코올 제로의 맛없는 음료로 촬영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 맛있는 맥주는 없습니다. 맥주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집에서 항상 맥주를 즐겨 마십니다. 요즘에는 막걸리를 즐겨 마십니다. 인천에서 중국집에 가면 중국맥주를 마시고, 한국음식집에 가면 한국맥주를 마실 정도로 맥주를 좋아합니다.




               관객: 영어로 직접 시나리오를 쓰셨나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아닙니다. 처음엔 일본어로 썼다가 친구에게 번역을 부탁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번역을 하면서 제가 영어가 가능해서 최종 체크를 했습니다.

  



               사회자: 그동안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씨네토크를 하면서 영화의 어떤 장면이나 내용에 대해 어떤 의미를 지는가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럴 때 감독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진짜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관객분의 보는 경향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이번에 신작 <토일렛> 보시러 일부러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영화작업 꾸준히 할 예정이니,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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