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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향기

우디 앨런이 왔다. 작년에 이어 또. 노장이라는 것을 무색하게 하는 작품 찍기.

by 아프로뒷태 2013. 3. 24.

 얼마전 우디앨런의 영화를 보았다. 그것도 흑백영화를 보았다. <애니홀>과 <맨하탄>이었다. 두 영화에서 모두 우디 앨런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그는 영화에서 인위적으로 연기를 하지 않았다. 예를 들자면 그런 식이다. 화면을 보며 관객에게 방백하듯 시시콜콜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것이다. 그 과정이 지루할 것 같지만 의외로 참신했다. 그동안 우디 앨런이 이런 식의 영화 서사로 계속 영화를 만들어 왔다면 우디 앨런에 대한 연구는 꽤 가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었다. 그것은 진정 배꼽잡고 웃는 웃음이 아니라, 위트와 같은 살가운 웃음이었다. 그는 진정 수다쟁이이며 기존에 관습과 사유에 질문을 던지는 생각의 혁명가이다. 왜 우디 앨런의 영화를 두고, '인간과 사랑에 대한 풍자를 기막하게 잘 연출하는 사람 또는 희화화, 그리고 사랑에 대한 내숭이나 환타지보다 연출하기 보단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기'를 잘하는 사람으로 대우하는지 알 것 같다. 또한 우디 앨런 식의 수다, 우디 앨런 식의 서사 진행을 독특하게 보며 그를 칭송하는지 알 것 같았다.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그동안 내가 쓴 글을 우디 앨런에게 보여주고 싶다. 물론 그의 반응을 뻔하게 알고 있다. 아마도 그는, 

 

"이게 뭐야? 왜 인생을 갑갑하게 그려내지? 좀더 쿨해져봐. 아니면 좀더 가볍게 농을 던져 보라구."

 

그럴 것이다. 비록 그런 소릴 듣더라도 우디 앨런에게 말 한마디라도 듣고 싶다. 아니면, 그것도 좋겠다. 우디 앨런하고 만나서 브런치를 먹으며 수다를 떠는 것이다. 이 정도의 할아버지라면 이야기를 들어줄 생각은 있다. 영화관 데이트도 해줄 생각도 있다. 원한다면 여자친구도 해줄 수 있다. 이 정도로 대담하게 나가줘야, 우디 앨런은 그러겠지?

 

"이제야, 뭘 좀 아는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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