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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쓰며 먹고 살며)

< 옥희의 영화 > 홍상수 감독과 함께 하는 씨네토크

by 아프로뒷태 2010. 10. 9.

  

 

 홍상수 감독과 함께 하는 시네토크


 

 
 

           지난 9월 25일 <옥희의 영화>가 끝나자마자, 홍상수 감독과 함께 하는 시네토크가 진행되었다. 이날 전 좌석이 매진이었고, 그 열기는 뜨거웠다. 올해의 봄, 5월에 <하하하> 영화를 만나고 연이어 가을에 <옥희의 영화> 를 만났다. 그럼으로써 아트하우스 모모 극장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두 작품이나 상영한 바 있다.



Q: 감독님의 영화를 너무 재밌게 잘 봤다. 첫번째 편에서 <주문을 외우는 날>에서 이선균이 자신의 영화관에 대해 불친절한 영화관을 가진 것 같았다. 거기에 대해서 감독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영화에서 그 친구가 당황해서 공격적인 것이지, 본래 영화에서 감독이 불친절한 태도의 캐릭터는 아니다. 그 감독이 말하는 것은 깔대기가 있다. 어쩌면 그것은 내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Q: 네 편의 옴니버스 같았다. 네 편의 단편들이 서로 연결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다. 그렇게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A: 전의 영화는 전체 구도가 있었다. 전의 영화는 트리트먼트가 있었고, 전체가 있었고, 디테일을 쌓아가고 발견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옥희의 영화>는 1부, 첫번째 줄거리만 있었다. 그것을 찍다가 2부를 찍어 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유미씨에게 부탁해서 2부를 만들었고 그러다 보니 4부를 만들었다. 또 그러다 보니 3를 필요에 의해 찍게 되었다. 제 영화를 전에 본 적이 있다면 알 수 있겠지만 영화의 구조에서 반복을 자주 사용한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그렇다고 다른 것도 아니다. 맞는듯 하면서도 틀리게 구조를 만든다. 정서는 세 사람의 정서가 엇비슷하게 간다. 그러나 그 두 개가 부딪치면서 간다. 이 점에 대해 관객분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보셨는지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오히려 도움이 될 것 같다.






Q: 영화를 만드는 삶이 즐겁다고 생각하시는지? 행복하시진?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간에 대한 이중적인 면을 드러내는데 그 과정이 즐거우신지 궁금하다.

A: 어느 정도는 운명일 것이다. 영화를 처음 시작한 것도 우연이었다. 우연히 연극연출을 하다 연극연출을 하는 선배들이 싫어서 도망갔다. 그러다 영화를 하게 되었다. 영화를 하면서 다른 것을 하지 않았기에 계속 영화를 할 수 있었다. 글쎄, 영화외 다른 일을 하는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 취미 생활이라는 것이 없다. 여행도 다니지 않는다. 사람도 정기적으로 만나지 않는다. 일상생활에서 모든 상황들이 갑자기 포커스가 되어 보일 때가 있다. 그것이 왜 보이냐면... 그 순간을 뚫고 지나가면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질문들이 지나가는 과정에서 일어날 것 같았다. 나도 여러분과 똑같은 시절을 겪어왔고, 똑같은 상투적인 반응을 하고, 상투적인 감정을 겪고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 어떤 기억의 부분을 돌이켜 보고 싶은 것이 있다. 그러하기 위해 형식면에서 다른 형식이 필요한 것 같았다. 다른 형식을 찾으려고 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관객의 질문에서 피곤하게 왜 자꾸 영화를 만드느냐는 건데... 내가 처음 20대 초반에 영화를 만들어서 상영했다. 처음엔 사람들에게 야유를 받았다. 너무 보기 민망하다고 했다. 일상에서 생활하다가 영화를 만들 땐, 바닥까지 내려가서 근본적으로 숨기고 있던 것을 끌어올려서 지금의 시각으로 다시 보려는 것이 있다. 원래 기질에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다.







Q: 영화에서 처음 여자 관객이 이선균배우에게 "그건 감독이 얘기잖아요." 라고 질문했다. 그리고서는 제가 든 생각은 모든 관객들도 감독의 이야기라고 생각할텐데. 영화에서 어느 정도 홍상수 감독님의 이야기가 들어있는지? 어떤 작가들은 자기 이야기인데 허구인양 글을 쓰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정말 허구인데 사실인양 글을 쓰기도 한다. 모두들 이중적인 면이 있는 것 같다. 홍상수 감독님도 그런 작업방식이 있을 것 같다. 홍상수 감독님은 어느 정도 영화에 영향을 주는지 궁금하다.

A: 글쎄요. 기본적으로 영화관에서 돈 내고 보는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면 이 영화가 개인적인 것 같고, 일상에서 많이 나오는 일이고, 주인공도 감독이라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의도적인 효과를 생각한 것은 아니다. 사실 감독으로서는 게으른 것이다. 개인적으로 22살인가 23살에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썼다. 그때 10대 일어난 일을 그대로 옮기겠다는 생각으로 매일 커피집으로 가서 썼다. 그런데, 완전히 진이 다 빠져 못썼다. 왜 못섰을까 ? 그때 시나리오 쓰기에서 왜 실패했는지 생각해보니 거기에 나오는 인물을 그대로 쓰려다보니 못쓴 것 같다. 나도 사람인지라 영화에 나오는 인물에 대한 개인으로서의 부담감, 그 사람의 이런 점을 밝히면 좋아할지 고민이 됐다. 그것이 내 안에서 계속 저항을 일으켰다. 그래서 깨달은 것이 나는 한쪽으로 생활에서 나오는 것을 감춰진 것을 끄집어 내고 싶은 마음은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만약 영화에서 그림이 되는 모델이 될 사람을 상종할 경우, 잘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인물을 그대로 묘사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래서 다른 대사들을 섞는다. 작업하다가도 어제 스텝이 한 이야기도 막 섞는다. 이런 점은 영화에서 중심모델이 되고 주변모델이 있긴 한데, 너무 가깝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는 중간지점에서 나에게 자유로움을 주는 상황을 생각하며 그것을 지키고 있다. 





 


Q: <잘 알지도 못하면서> 때부터 예고편이 특이해진 것 같다. <옥희의 영화>도 그랬다. 예고편 작업을 하실 땐, 관여를 많이 하는 편인지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편인지 궁금하다.

A: 그 전에는 영화사에서 연출만 하는 식이었다. 영화사에서 부탁하는 분들이 만들었다. 지금 거론된 영화는 모두 제가 만든 것들이다.



Q: 예고편에서 파란 바탕 화면을 쓴 것은 특별한 의도가 있었는가?

A: 그 건 게으른 것이 이유인데, 사무실에서 편집을 하는데. 제목을 넣는 작업을 하다가 손으로 쓰고 싶어서 썼다. 음악을 들으면서 A4 용지에 쓴 것을 스틸 카메라로 찍어 작업했다.


 


 


Q: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지금까지 영화를 만들면서 감독님이 개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A: 변한 점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첫 영화는 35살에 만들었고, 지금은 50살이다. 35살에는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았다. 막연히 든 생각은 지금의 현실과 영화가 가까워지고 있지 않는가 그런 생각은 한다. 일반적으로 삶을 정리하지 않는 편이다. 그때그때 나오는 대로 만든다.



Q: 옥희의 영화를 만들면서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영화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는가?

A: 그런 것은 없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주제의식이 있듯, 장르적 효과나 관객반응을 목표로 하여 만든 것이 전혀 아니다. 직관적으로 상황, 자질이 있는데 그것들을 어떻게든 완결시킨다. 기회가 되는대로 많이 들으려고 하고 읽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흡수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은 나만의 방식으로 넘어간다. 사실 이런 Q&A 시간에 질문을 하고 답을 하는 것보다, 제가 이 자리에 오는 이유는 약간의 코멘트나 제 영화에 대한 느낌을 받고 싶어서이다.






Q: <옥희의 영화>중에서 출연진 소개하는 부분에서 출연진 이름이 나오고 다시 한번 더 반복해서 출연진 이름이 나온다. 그것에 어떤 의도가 있었나요?

A: 아마 3부와 4부 타이틀 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사람의 이름이 몇 명 나오지 않아서 그렇게 한 것이다. 그런 작업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Q: 일상의 이야기인데 항상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감독님 영화의 특징이다. 이 영화의 배경도 대학가, 낡은 술집, 산인데 그것에서 나오는 낯선 분위기가 대체로 좋았다. 특히 음악에서 심포니를 일상의 배경음악으로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심포니를 일상의 에피소드에 이입하니깐 낯설면서도 코믹한 것 같았다. 그 음악에 대한 의도가 있었는지 아니면 필이 꽂힌 것인지 궁금했다.

A: '위풍당당 행진곡' 이다. 생각은 별로 없었다. 필이 꽂힌 것이다. 이 음악이 원래 알던 곡이었고 좋아했던 곡이었다. 물론 그 음악이 좋아서 들었던 이유가 제 안에 있었을 것이다. 음악과 영화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다.  '위풍당당 행진곡' 은 리듬감은 있으나 멜로디는 약간 서정적이다. 그것이 씬과 연결될 때, 처음엔 안 어울리는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 작업을 해보니 맞아 떨어졌다.







Q: <폭설후>를 보고 나면 진짜 폭설이 온 후 영화를 찍었을 것이다. 그때 의도된 것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찍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어떤 상황이었는지 궁금했다.

A: 잠깐 말슴드리자면 4부를 완성으로 찍었는데, 70분 분량이었다. 장편은 보통 몇 분이냐고 물었는데, 80분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더 찍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 문성근씨가 정면으로 나오는 씬이 별로 없었다. 그 때 103년만에 폭설이 왔다. 일단 스텝들을 불러놓고 시나리오를 썼고 작업을 했었다.






Q: <주문을 외우는 날> 에서 이선균 씨가 처음에 했던 대사에 특별한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A: 주문은 일이 잘 풀리라고, 그 사람에게 일상적으로 주문을 만들어놓고 하루에 몇번이나 외운다는 이런 설정이다. 주문을 만들어서 벽에 붙여놓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씨네토크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에 대해 더 신경써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는 분명 관객과의 더 큰 소통을 원했을 지도 모른다. 창작자의 입장에서 대중과의 소통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중의 취향이나 성향을 고려하지 않는 창작자도 있을 것이다. 대중들은 결과물로서 창작자를 만나면 그뿐이다. 하지만 창작자는 기획, 프로그램 창작, 마케팅까지 고스란히 자신의 안으로 껴안아야 한다. 물론 그런 창작자가 되는 것도 힘들지만 말이다.

 

 

 

 

 



좋아할 수밖에 없는, 홍상수 감독!


영화가 생활이 되어버린, 홍상수 감독!


그가 아트하우스 모모로 온다!




         2010년 9월 25일 아트하우스 모모를 방문!
         올봄 <하하하> 로 깐느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의 수상으로 또한번 명성을 떨친  명감독, 홍상수 감독이 2010년 9월 25일 아트하우스 모모를 찾아온다.지난 봄에 개봉했던 <하하하>는 국내관객에게 그의 영화에 대한 새로움과 친절함을 발견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몇 개월 뒤, 또다시 선보인 홍상수 감독의 11번째 영화, <옥희의 영화>! 이 영화는 진정성 안에서 시종일관 웃음을 선사한다. 
 

         한 해에 두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
<하하하>의 영화에 이어 또 다른 방식으로 놀라움을 주는 영화, <옥희의 영화>를 한 해에 선보인다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다. 점점 관객에게 친숙하게 말하기로 진화하는 홍상수의 영화세계! 거듭 여유롭고 풍성해진 그의 영화세계에 박수를 보낸다. 이제 홍상수 감독에겐 영화는 생활이 되어버린 듯하다! 일상의 풍경들속에서 삶의 의미가 될 순간들을 포착해내는 예리함이 과히 한국영화의 현재를 지켜가는 거장답다. 

         제67회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섹션 진출! 
깐느 영화제 진출에 이어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한 해동안 다른 작품으로 세계 영화제에 진출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옥희의 영화>는 ....
<주문을 외울 날>,<키스왕>,<폭설 후>,<옥희의 영화> 란 네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편들을 통해서 세 명의 중심 인물들이 역할의 차이와 중첩을 가지면서 계속 등장한다. 그리하여 영화속에 또다른 영화가 펼쳐지고, 마지막 <옥희의 영화> 편은 옥희라는 젊은 여자(정유미)가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으로 나이든 교수(문성근)과 젊은 남자(이선균)과 한 차례씩 아차산에 올랐던 연애 경험을 교차시켜 보여준다. 

 

         국내 시사에서 반응은 웃음꽃이 활짝
배우 이선균  "이런 말하면 뻔뻔하지만, 영화 3번 봤는데 몇 번 더 보고 싶어요."
소설가 은희경  "낯선 것들이 모아지면서 강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인상적인 영화" 
배우 박희순 “이선균, 정유미의 실제모습 같다.”


 

<옥희의 영화> 시사에서 등장한 이선균은 “이런 말 하면 뻔뻔하지만 영화를 3번 봤는데도 몇 번 더 보고 싶은 영화다. 이건 자랑이다.” 라고 농담 반, 진심 반 섞인 발언으로 좌중의 웃음을 유도했다. 
이명세 감독은 “이 영화는 지독한 사랑” 이다.
<첩첩산중>에서 카메오로 출연해 관심을 모았던 작가 은희경은 “많이 웃으며 봤다. 특히 낯선 것들이 모아지면서 강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인상적인 영화였다.”라고 감상평을 밝혔다.
홍상수 감독의 또 다른 페르소나 배우 김태우는 “갈수록 이렇게 재미있어지면 어떡해……” 라며 감탄 아닌 감탄을 남겼다.

이처럼 배우 박해일, 박희순, 문소리, 엄지원, 공효진, 조은지, 김혜나, 송선미, 정일우, 권해효, 오정세, 감독 이명세, 허진호, 김영남, 임순례 등 내로라 하는 국내 최고의 배우들과 감독들이 진심을 모아 추천하는 이번 영상을 통해 <옥희의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져가고 있다.   가을의 계절이 내린 9월 16일, <옥희의 영화>는 전국 20개관에서 개봉해 관객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스산한 애상을 선사하고 있다. 



        이 경이로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영화를 보는 일이 명쾌한 답이다!
그리고 홍상수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2010년 9월 25일(토) 아트하우스 모모 극장에서 6시 10분에 상영하는 <옥희의 영화>를 보고, 홍상수 감독과 함께 하는 씨네토크의 시간을 보낸다면 더없이 즐거운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이 가을, <옥희의 영화>를 보는 것은 시기적으로 대단한 일이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

18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998년 <강원도의 힘>
2000년 <오! 수정>
2002년 <생활의 발견>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극장전>
2006년 <해변의 여인>
2008년 <어떤 방문>
2008년 <밤과 낮>
2008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
2009년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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