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있었다.
2006년, 아무것도 모르고 거기에 따라갔었다.
지금으로부터 불과 6년 정도 지나지 않았는데-
거기에 갔었던 기억이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졌다.
어떻게 거기에 갔었던가?
누구와 거기에 갔었던가?
무엇을 거기에 두고 왔던가?
기억나지 않았다.
지난 6년 동안 나의 머릿속에서 기억나는 것은 단 하나,
여름 땡볕아래, 딱딱하고 거친 나무기둥을 붙잡고 숨을 헐떡이며 산을 올랐던 순간뿐이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마니산을 올랐다.
그때의 교통수단으로 거기에 가지 않았다.
그때의 사람과 거기에 함께 가지 않았다.
그때는 높은 산이었지만, 지금은 높지 않았다.
그때는 두려웠지만, 지금은 두렵지 않았다.
쉽게 오른 정상에서
그때를 더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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