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2 화장(火葬) , 김훈, 이상문학상 화장(火葬) 김 훈 "운명하셨습니다." 당직 수련의가 시트를 끌어당겨 아내의 얼굴을 덮었다. 시트 위로 머리카락 몇 올이 삐져나와 늘어져 있었다. 심전도 계기판의 눈금이 0으로 떨어지자 램프에 빨간 불이 깜박거리면서 삐삐 소리를 냈다. 환자가 이미 숨이 끊어져서 아무런 처치.. 2012. 2. 23. <사랑을 믿다> 권여선 사랑을 믿다. 권여선 지난 2월 늦은 저녁이었다. 혼자 이 술집에 들른 것은 내 입장에서도 다소 의외였다. 나는 소주나 막걸리를 즐기지 않았고 이 집은 맥주나 와인 같은 것은 팔게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를 잡고 술을 시켰다. 주문한 안주가 나오기 전에 김치와 나물들.. 2010. 10. 21. 이전 1 다음